왓챠 사용 화면. /왓챠 제공

실적 부진에 빠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영화와 드라마를 넘어 게임, 웹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춤한 가입자 수 증가세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13일 OTT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이날부터 웹툰 플랫폼 왓챠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왓챠는 올해 초 드라마와 영화 중심의 동영상 서비스를 넘어 웹툰, 음원 스트리밍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왓챠 2.0 전략을 발표했다. 왓챠는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리디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명 웹툰 작가의 오리지널 신작을 독점 확보하는 등 콘텐츠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웨이브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은 OTT와 함께 대표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다. 웨이브는 음원을 직접 서비스하기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제휴해 결합 상품을 내놓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플로, 벅스와 결합한 제휴 상품을 통해 할인된 금액으로 OTT와 음원 스트리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 화면과 게임용 콘솔을 함께 배치한 이미지 컷. /트위터 캡처

OTT 업계 1위 넷플릭스는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를 구입해 제공하는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를 만드는 종합 콘텐츠 제작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넷플리스의 전략은 드라마, 영화를 시청하지 않는 시간에도 가입자를 붙잡아두는 락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자체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만들고 게임 전용 닉네임 생성 기능을 추가했다.

OTT 업계가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는 배경에는 가입자 수 감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1분기와 2분기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각각 20만명, 97만명 급감한 상태다.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의 경우 가입자 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증가폭은 20~30% 이상 줄어든 상태다.

결국 OTT 업체들은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만이 OTT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콘텐츠 투자 경쟁이 고조되면서 영화와 드라마만 제공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에 마련된 넷플릭스 사랑방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제공하는 콘텐츠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은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국내 3대 OTT 업체의 영업손실은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는 5배 넘게 늘었다. 국내 OTT 업체 중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흑자를 낸 업체는 1개 업체도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웹툰, 게임, 음원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 확대 경쟁은 업체 간 치킨게임으로 번질 수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서비스를 늘릴 경우 적자 상황은 더 심해지고, 반대로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으면 사업을 완전히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에서 버티는 OTT 업체가 부실한 업체를 흡수하는 승자 독식 구조가 연출되면서 앞으로 사업을 재편하거나 매각에 나서는 OTT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OTT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을 통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기에 상관없이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OTT는 Over-The-Top의 약자다. 여기서 Top은 방송을 수신하는 셋톱박스를 지칭한다. 온라인 연결을 통해 셋톱박스를 넘어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