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을 공식화했다. 현재 3㎚ 공정에 사용하고 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활용한다. 지난 6월 파운드리 1위 TSMC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3㎚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2㎚(2025년 목표), 1.4㎚까지 TSMC를 앞서가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TSMC의 1.4㎚ 공정 도입 시기를 2027~2028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파운드리 신기술과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3년 만에 오프라인 개최한 올해 포럼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협력사·파트너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기술 혁신, 응용처별 최적 공정 제공, 고객 맞춤형 서비스, 안정적인 생산 능력 확보 등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존재 이유다”라며 “삼성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파트너로서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나노 GAA 파운드리 반도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15년 핀펫(FinFET) 구조 공정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지난 6월에는 GAA 3㎚ 1세대 공정 양산을 경쟁사 TSMC보다 수개월 앞서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앞선 양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3㎚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더 갈고 닦아 2025년 2㎚, 2027년 1.4㎚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5D(2.5차원)・3D(3차원) 이종집적 패키징 기술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3㎚ GAA 공정에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MBCFET(멀티브릿지패널FET) 구조를 적용하고, 3D IC(집적회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고성능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고대역폭메모리(HBM2)를 출시했고, 2018년 I-큐브(2.5D), 2020년 X-큐브(3D) 등 패키징 적층 기술 역량을 높여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2024년 µ(마이크로)-범프형 X-큐브를 양산하고, 2026년에는 범프 리스형 X-큐브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모바일 칩 매출 비중이 전체 60% 이상이다. 주로 퀄컴이나 삼성 엑시노스 등을 만든다. 이 편중된 사업을 고성능컴퓨팅(HPC)과 자동차용 반도체(오토모티브),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넓힌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모바일을 제외한 파운드리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양산을 시작한 3㎚ 공정은 HPC 제품에 적용됐다. 이어 4㎚ 공정을 HPC와 오토모티브로 확대한다. 내장형비휘발성메모리(eNVM)와 무선주파수(RF)도 다양한 공정을 개발한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 ‘I-큐브4’. /삼성전자 제공

28㎚ 공정 자동차용 eNVM는 2024년 14㎚로 공정 범위를 넓힌다. 14㎚ 공정으로 만드는 RF칩은 세계 최초 8㎚ 공정 양산에 최근 성공했다. RF칩의 5㎚ 공정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7년까지 초미세공정 생산능력을 올해와 비교해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기 평택, 화성과 미국 테일러에서 초미세공정 파운드리 제조 라인을 운영하고, 경기 화성, 기흥과 미국 오스틴에서는 기존 공정으로 양산 중에 있다.

초미세공정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선제 투자를 의미하는 ‘쉘 퍼스트’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쉘 퍼스트’는 클린룸(반도체 생산라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로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생산 전력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을 ‘쉘 퍼스트’에 따라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유럽(독일 뮌헨), 18일 일본(도쿄), 20일 한국(서울)에도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한다. 또 21일부터 온라인으로도 행사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56개의 설계자산(IP) 파트너와 4000개 이상의 IP를 제공 중이다.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전자설계자동화(EDA) 분야에서도 각각 9개, 22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또 9개 파트너와 클라우드 서비스 및 10개 OSAT(반도체 패키징・테스트회사) 파트너와 패키징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향상된 성능과 기능, 신속한 납기, 가격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새로운 팹리스 고객을 발굴하고,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스타트업 등 신규 고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4일 ‘SAFE 포럼(삼성어드밴스드파운드리포럼생태계)’를 개최하고, 반도체설계자동화(EDA), IP, OSAT,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클라우드 분야 파트너들과 파운드리 신기술과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