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점찍은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크기를 다양화하고, 이에 따른 생산역량도 확대한다. 시장에서 QD-OLED의 가능성을 본 만큼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다.

30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생산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양산 반년여 만에 85%까지 올랐다. 여기에 생산 노하우가 쌓이면서 패널 한 장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택트타임)도 줄었다. 월 3만장이던 QD-OLED 생산능력은 최근 한 달에 3만장 후반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리원판 한장에는 65인치 패널 3장, 55인치 패널 2장이 동시에 들어간다. 기존 능력으로는 한 달에 65인치 9만장, 55인치 6만장 등 총 15만장이 생산됐는데, 앞으로 65인치 약 11만4000장, 55인치 약 7만6000장 등 총 19만장을 만들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65・55인치 패널에 더해 내년부터 77인치 패널과 49인치 패널도 생산한다. QD-OLED 패널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패널의 가장 큰 단점으로 완제품 제조사가 선택할 수 있는 패널 종류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꼽혀온 만큼 개선책을 마련한 셈이다. 향후 55, 65, 77인치 패널은 TV용으로, 49인치 패널은 PC 모니터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77인치 QD-OLED 패널 공급과 관련,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수의 TV 제조사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본다. 일정한 공급 수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이 크기 패널 출시 계획을 밝힐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규모가 작으면 패널 생산이 어렵다”라며 “55인치 패널보다 77인치 패널의 인기가 더 높을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TV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70인치 이상 크기 TV의 인기가 높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판매된 70인치 이상 대형 TV 중 42.5%가 북미 지역에 판매됐다. 삼성디스플레이 77인치 QD-OLED 패널은 북미 대형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제품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보인다. 글로벌 OLED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를 대하는 성격도 지닌다.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북미에서 현재 65・55인치 QD-OLED TV를 판매 중이다.

다만 이같은 변화가 QD-OLED에 대한 2차 투자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9년 QD 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집행된 것은 아산사업장 Q1 생산라인에 투입된 3조원 정도다. 아직 10조원의 투자 여력이 살아있다.

여전히 높은 패널 단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요소다.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급 계약이 최근 중단된 건 공급가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QD-OLED 패널 가격은 같은 크기의 W-OLED 패널보다 다소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절대적인 생산 수량이 늘어나게 되면 10조원이나 남은 2차, 3차 투자도 이뤄질 여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