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오는 8월 공개하는 ‘갤럭시Z 폴드4′와 ‘갤럭시Z 플립4′의 공개 행사(언팩)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추진한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 돌입에 따라 대대적인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했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등에 따라 온라인 공개와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오프라인 행사는 상징적인 의미만 두고 참석 인원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온라인이 ‘메인’, 오프라인 ‘상징성’
5일 전자·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둘째 주에 오프라인 언팩 행사를 열기로 결정하고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가장 유력한 날짜는 10일이며, 장소는 미국 뉴욕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언팩 일정을 협력사와 통신사 등에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8월 초 뉴욕에서 하반기 전략 플래그십(최상위 제품) 스마트폰을 공개해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해왔다. 지난 2019년 미국 뉴욕 바클레이즈 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와 2020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을 마지막으로 삼성의 신제품 공개 행사는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삼성전자가 다시 오프라인 언팩을 고민하는 것은 제품의 출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오프라인 행사가 필요해서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와 원숭이 두창 등 전염병 위협은 변수가 되고 있다.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지난 1일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19만4485명이다. 주간 평균 통계는 11만6944명이다. 지난 1월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뒤 5월 말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올해 가을, 또 다른 변이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채택한 것이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과거 삼성전자의 오프라인 언팩에는 파트너사 등 약 3000여명의 인원이 참석했고, 행사를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온라인 영상은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온라인 행사가 언팩의 메인이고 오프라인 언팩의 경우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프라인 언팩의 구성과 규모 등 세부 일정에 대해서는 검토 중인 상태다. 앞서 애플도 지난달 연례행사인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규모 언팩 행사를 진행하다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사례 등이 발생할 경우, 부정적인 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마치 IT업계가 근무 방식을 재택에서 출근으로 점진적으로 바꾸기 위해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채택하는 것처럼 언팩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언팩의 비중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주름 개선한 갤폴드4…폴더블폰 대중화에 ‘올인’
이번 언팩에서 공개되는 신제품은 갤럭시Z 폴드4·플립4, 갤럭시워치5 등이다. 삼성전자는 4세대에 걸쳐 완성도와 상품성을 끌어올린 갤럭시Z 시리즈로 폴더블폰 시장의 대중화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폴더블폰이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오던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데 집중한 것도 이러한 배경 탓이다.
해외 정보기술(IT) 팁스터(정보 유출자)인 아이스 유니버스(Ice universe)는 트위터를 통해 갤폴드3과 갤폴드4라고 적힌 사진을 공개했다. 갤폴드4는 갤폴드3보다 가로는 약간 길고 세로는 약간 짧다. 힌지(경첩) 부분이 매우 얇아진 것으로 보인다.
갤폴드4의 화면을 펼쳤을 때 메인 디스플레이는 7.6형, 커버 디스플레이는 6.2형으로 전작인 갤폴드3과 디스플레이 크기는 같다. 다만, 메인 디스플레이는 5:4에서 6:5 비율로, 커버 디스플레이는 24.5:9에서 23:9로 변경된다. 외부의 스크린은 좌우로 넓어지면서, 내부의 스크린은 상하로 길어진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내구성과 주름 역시 대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스 유니버스는 갤폴드3과 갤폴드4의 화면 주름을 비교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폴드4의 주름이 전작보다 눈에 띄게 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초박막강화유리(UTG)를 개선해 표면을 더 매끄럽게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폴드4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대중화에 나선다. 전작인 갤폴드3은 고가의 스마트폰이지만, 폴더블폰이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Z 시리즈 출시 이후 미국 내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 중 폴더블폰의 비중이 전년도 0.6%에서 2021년 12%까지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며 “구글의 폴더블폰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되고 애플도 당장 폴더블폰 출시 계획이 없는 만큼,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빅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