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은현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클라우드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속에서도 이미 보편화된 원격근무 기조는 일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비대면 업무를 위한 클라우드 사용 시 필요한 보안 관련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4820억달러(약 621조6836억원)에서 2025년 8375억달러(1080조2075억원)로 2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역시 지난해 3조3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4조~5조원, 2025년 11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대전환 가속화에 따른 공공과 민간 등 전 영역에서의 원격근무 확산이 있다.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공급망 관리, 유통까지 직원의 모든 업무 절차가 전통 기업에서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모든 업무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작동하게 됐다. 코로나19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원격근무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변화된 근무 방식은 일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클라우드 보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보안업체 맥아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외부 사이버 공격 횟수는 코로나19 전보다 630% 증가했다. IBM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X-포스 클라우드 보안 위협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구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발견된 보안 취약점은 지난 5년간 150% 증가했으며, 사이버 범죄자들이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 시장에서 다수의 유출된 클라우드 계정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보안 강화를 위해 최근 사이버보안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 사이버보안 기업 맨디언트를 54억달러(약 6조9665억원)에 인수해 주목받았다. 이는 회사가 2012년 모토롤라모빌리티를 125억달러(약 16조1262억원)에 인수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2004년 설립된 맨디언트는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의 사이버 공격을 추적하는 사이버 공격 감지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에 구글이 인수한 맨디언트 역시 올해 말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구글 클라우드컴퓨팅 사업부에 편입된다.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IBM 역시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콘퍼런스 ‘RSAC 2022′에서 사이버보안기업 ‘란도리(Randori)’를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보안에 대한 우려로 클라우드 도입을 미루던 공공 부문까지 클라우드 도입은 본격화됐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까지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DB

기업들은 시장 수요를 반영해 계속해서 클라우드 관련 보안 시스템 내놓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지난 10일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행사인 ‘RSAC 2022′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통합 보안 및 네트워킹 서비스 ‘시스코 시큐리티 클라우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지투 파텔 시스코 보안·협업 부문 부회장 겸 총괄 매니저는 “하이브리드 근무의 복잡성, 클라우드 도입 가속화로 기업들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보안 탄력성을 구축하려 한다”라며 “광범위한 솔루션과 클라우드 중립 비즈니스 모델로 (클라우드 보안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13일 필 로드리게즈 아마존웹서비스(AWS) 아태지역 보안 솔루션스 아키텍트 부문장은 온라인으로 열린 한국 미디어 브리핑에서 국내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보안 중요성 및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로드리게즈 부문장은 “지난해 FTI컨설팅의 조사 결과 아태지역 기업 93%가 사이버보안에 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라며 “원격서비스를 제공받는 직원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원격근무를 하는 직원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의 근무를 관리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국내 보안업계도 증가하는 클라우드 보안 수요를 반영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에스원은 지난 9일 ‘클라우드 보안관제’ 서비스의 올해 1~4월 평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늘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클라우드 서버를 보호한다. 안랩은 지난 3월 클라우드 보안 전문기업인 모니터랩과 클라우드 보안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