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확대에 따라 내년이면 현재 생산량으로는 패널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형 OLED 패널 생산이 가능한 기업에 증설 압박이 가중되는 배경이다. 두 회사 모두 대형 OLED 시장 성장은 확실하다는 입장이나, 대규모 시설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LG전자 2022년형 OLED TV. /LG전자 제공

3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500달러(약 185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42.1%다. 올해 팔리는 프리미엄 TV 100대 중 OLED TV는 40대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2019년 26%와 비교해 15%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OLED TV 수요는 올해 1020만대, 내년 1347만대, 2024년 1725만대로 증가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각각 월 8만장, 월 9만장 만든다. TV로 치면 1000만대 분량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공장에서 월 3만장의 OLED 패널을 생산한다. TV 대수로는 약 100만대다. 두 회사가 연간 최대로 만들 수 있는 TV 숫자는 1100만대 수준이다. 수율(전체 생산품 중 양품의 비중)을 따지면 실제로 만들 수 있는 TV 숫자는 이보다 적다. 당장 내년이면 OLED 패널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앞서 OLED 수요 증대를 대비해 10.5세대(2940x3370㎜) OLED 생산라인을 파주 신공장 부지에 검토해왔다. 10.5세대 패널은 현재 생산 중인 8.5세대(2200x2500㎜)에 비해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10.5세대에서는 65인치 패널을 8장, 75인치를 6장 만든다. 8.5세대의 경우 55인치 6장 또는 65인치 3장을 만들 수 있다.

다만 10.5세대 생산 라인은 투자비가 많이 들고, 초기 수율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중국 광저우 공장의 유휴부지에 8.5세대 생산라인 증설이 떠올랐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광저우 공장에 8.5세대 패널 증설이 이뤄진다면 월 4만5000장의 추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활용하면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1500만대쯤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에 올해 2분기부터 OLED 패널을 공급한다는 전망도 증설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진다. 현재 공급사 별로 공급량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QD-OLED 생산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Q1 라인에 관련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증설에 아직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QD-OLED 패널을 장착한 TV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현재 고객사도 삼성전자, 소니, 델(PC 모니터) 등으로 한정적이다. 수율 문제도 우려스럽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QD-OLED 수율은 현재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60%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패널 10장을 만들면 4장은 버리는 셈이다. 물량이 넉넉하지 못하니, 패널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 삼성전자의 증설은 여러 여건을 고려해 수익성이 높아지는 시점부터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