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받는 시점이 올해 2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패널 탑재 TV 출시를 서두르면서 TV용 OLED 패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25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분기부터 OLED 패널 공급을 목표로 막바지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공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 달부터 LG의 OLED 패널이 삼성 측에 전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LG OLED 패널을 사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TV용 OLED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지만, 삼성전자에 공급하지는 않았다. 결국 9년여 만에 TV 시장 1위이자, 전자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하게 된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와의 OLED 협력과 관련한 질문에 “서로 조건이 맞고 윈-윈(win-win)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이 열려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업계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공급 논의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급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한다.
삼성전자 역시 딱히 LG OLED 채택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1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정확하게 언제 결정이 될지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쓰게 된다면 바로 알릴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마지막까지 두 회사가 협상을 펼칠 공급 가격은 변수로 여겨진다. 애초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LG전자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OLED 패널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난색을 표했고,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비슷한 가격으로 OLED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협상 진전으로 공급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삼성전자가 공급가 협상에서 한발 물러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을 쓴 삼성 OLED TV 생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패널 공급량이 제한된 탓에 삼성전자로서는 TV 생산・판매를 유지하려면 LG OLED 패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판매될 삼성 OLED TV는 삼성디스플레이 패널만 쓸 경우 판매할 수 있는 양이 50만~60만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 2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패널을 공급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LG디스플레이가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할 경우 연간 OLED 패널 출하량 1000만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게 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