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소개 자료 /LG전자 제공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을 총괄하는 VS(비히클 컴포넌트 솔루션)사업본부가 지난해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리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올해 LG전자 VS사업본부 매출은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7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텔레매틱스 모듈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금액 기준 24.2%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증가했다. VS사업본부(과거 VC사업본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업계는 LG전자가 텔레매틱스 모듈에서 업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시장점유율은 11.0%를 기록했다. 1년 새 3.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연간 기준 점유율 10%를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 2018년(10만3011명) 대비 3년 만에 3.5%포인트, 2016년(7.1%)과 비교해 5년 새 3.9%포인트 늘었다.

LG전자가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만든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관련 자료. /LG전자 제공

텔레매틱스는 자동차에서 통신과 인터넷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파악하고 긴급구조, 자동차 위치추적, 원격 자동차 진단 등에 활용한다. LG전자는 지난 200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텔레매틱스 장치를 처음으로 납품했다. 이후 도요타,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BYD(비야디), 이치(一汽), 둥펑(东风) 등에 텔레매틱스를 공급하고 있다.

AVN은 자동차 음향기기(오디오)·시각장치(비디오)·길안내기능(내비게이션) 등을 아우르는 말이다. 즐길거리를 뜻하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라는 의미를 가진 ‘인포메이션’을 합쳐 ‘인포테인먼트’라고 부른다.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에 다양한 전자 편의장치를 탑재하면서 AVN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와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는 5세대 이동통신(5G), V2X(차 대 사물) 통신 기술 관련 기능이 확대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며 “동시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과 계기판, 디스플레이 제품들의 통합·대형화 등으로 AVN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라고 했다.

LG전자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된 벤츠 차량 내부 모습. /LG전자 제공

업계는 올해 완성차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전장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칩셋 매출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LG전자 VS사업본부의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7조1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145% 늘어나면서 932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관련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증권업계는 VS사업본부가 올해 매출 8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평균 매출 전망치는 8조597억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하반기부터 분기 단위 흑자가 예상된다. 증권사가 예상하는 올해 평균 영업손실은 50억원 수준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부품 사업의 체질이 개선되면서 VS사업본부의 매출이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VS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손실은 56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