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해 임직원 수를 적극적으로 늘려 처음으로 임직원 수 11만명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내려온 ‘인재제일주의’ 경영을 지켰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임직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과거 IM) 부문은 임직원 수가 줄었다.

11일 삼성전자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11만3485명으로 집계됐다. 임직원 수가 11만명을 넘은 건 1969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는 전년 10만9490명과 비교해 1년 만에 3995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8년(10만3011명) 대비 3년 만에 1만474명, 2016년(9만3200명)과 비교해 5년 새 2만285명이 늘었다. 연평균 4000명 넘는 임직원이 추가된 것이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 부문이 전체 임직원 수 증가를 이끌었다. DS 부문 임직원 수는 지난해 6만3902명이다. 전년 5만9270명 대비 1년 새 4632명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전체 임직원 수가 늘어난 것보다 DS 부문 임직원이 더 많이 늘었다. 이에 따라 DS 부문 임직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3%로 역대 최고를 보였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후 3년 만에 55%를 돌파했다.

그래픽=손민균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경기도 평택에 있는 반도체 1공장(P1)의 가동에 맞춰 임직원을 대거 채용했다.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채용한 임직원은 7813명에 달한다. 생산직과 연구직 등이 대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이후에도 반도체 연구 사업을 중심으로 임직원을 꾸준히 늘렸다.

지난해부터는 평택 반도체 2공장(P2)에서 근무할 임직원을 대규모로 채용하고 있다. 생산직과 연구직, 관리직 등이다. DS 부문이 지난 5년간 신규 채용한 임직원 수는 1만9620명에 달한다. 전체 임직원 수 증가의 96.7%에 달하는 비중이다. 5년간 신규 채용한 임직원 수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 부문 전체 임직원 수(지난해 1만2219명)보다 많다.

DS 부문이 임직원 수를 늘린 만큼 임직원 1인당 매출과 영업이익도 증가하는 추세다. DS 부문의 지난해 1인당 영업이익은 4억5695만원으로, 전년 3억1736만원 대비 30.5% 늘었다. 같은 기간 1인당 매출도 12억2929만원(2020년)에서 14억7351만원으로 19.8% 증가했다.

서울 시내 삼성전자 스토어에 걸린 갤럭시 S22 광고. /연합뉴스

DS 부문이 임직원 수를 늘리는 동안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 부문 임직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MX 부문의 임직원 수는 2만6426명으로, 전년 대비 668명이 줄었다. 지난 2018년(2만7886명)과 비교해서는 3년 만에 1460명이 감소했다. 전체 임직원에서 MX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1.1%에서 2019년 26.2%, 2020년 24.7%를 거쳐 지난해 23.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인력 중심이 모바일에서 반도체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반도체 임직원 수를 꾸준히 늘려가기로 했다. DS 부문은 지난달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해외 인재를 대상으로만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국내 경력과 신입으로 대상을 넓혔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채용 설명회에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라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삼성전자에서 만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