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12인치 웨이퍼를 가공하고 있는 모습. /TSMC 제공

반도체 생산의 중심축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설비에 투자한 1520억달러(약 179조6640억원) 가운데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이상인 35%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플래시 메모리나 램(RAM) 등 메모리반도체 시설 투자액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15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1520억달러(약 179조6640억원)로, 종전 역대 최고 기록인 지난해 1131억달러(약 133조9104억원)와 비교해 34% 늘어났다.

이 가운데 파운드리 설비 투자는 530억달러(약 62조6730억원)로, 전체 시설투자 35%에 달할 것으로 여겨진다.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파운드리 1위 TSMC가 있는 대만이 전체 파운드리 시설투자액의 57%를 견인할 전망이다. IC인사이츠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을 들여 파운드리 신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대만이나 한국이 시설투자에 열을 올리고 사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잰걸음을 걷고 있다. 미국의 규제 강화로 올해 설비투자는 43억달러(약 5조91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파운드리 1위 업체 SMIC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 수입을 전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낸드 등 플래시 메모리 관련 시설투자는 전년대비 13% 늘어난 279억달러(약 33조336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투자액 중 18.4%에 해당한다. D램을 포함한 램 관련 투자는 34% 증가한 240억달러(약 28조4160억원)로, 전체에서 15.8%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