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만든 OLED 패널을 사용한 TV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삼성전자의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 신제품이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받아 OLED TV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내년 상반기 LG디스플레이가 만든 OLED 패널을 공급받아 QD-OLED와 투트랙으로 OLED TV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LGD 패널 채택이 확실시 되어 간다”라며 “2022년부터 LG디스플레이가 200만대의 TV용 OLED 패널을 삼성전자에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판매 중인 TV의 99%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로 만들고 있는데,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삼성전자는 TV 전략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LCD 가격을 올리고 물량을 통제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2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2013년 판매를 시작한 55인치 OLED TV 제품 모습. 삼성전자는 OLED TV의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이 낮아 판매와 개발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내년 초 QD-OLED TV 출시를 준비하는 것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생산할 수 있는 QD-OLED 패널 출하량은 최대 100만대로, 삼성전자 연간 TV 출하량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OLED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미 LCD 패널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정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 디스플레이 간의 협력 관계 구축은 두 회사 모두에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라며 “삼성전자는 OLED TV 라인업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동시에 LCD 패널 가격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제품을 묶어 새로운 TV 라인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QD-OLED는 상위 모델로, LG OLED 패널은 보급형 제품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주력 모델인 네오 QLED의 프리미엄 전략을 그대로 유지한 채 OLED TV를 판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 OLED 공급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LCD 기반 QLED와 마이크로 LED 패널을 앞세우는 기존 투트랙 TV 전략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을 사용할 때도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라며 “OLED 패널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