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사업 전개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가 5년 내 글로벌 사용자 10억명 돌파, 매출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네이버는 13일 제2사옥 ‘178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사업 전개 구상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최수연 대표이사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했다. 최 대표는 인사말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1.0 단계에서 ‘라인’이라는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고, 이후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더하며 글로벌 2.0 단계를 거쳤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 단계에서 스노우, 제페토, 웹툰 등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와 경영을 통합하고, 북미에서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유럽에서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인수하고 현지 스타트업들에 투자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이제 배(倍)의 성장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며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10억명의 사용자와 매출 15조원을 달성해 나겠다”고 했다.

네이버의 계획은 현재와 비교해 사용자는 3배 이상, 매출은 2배 이상 키우겠다는 것이다. 현 시점 네이버의 글로벌 사용자는 3억명, 매출은 지난해 기준 6조8000억원이다. 최 대표는 “5년을 내다보면서 노력하다보면 그 안에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목표 달성 시점을 5년으로 제시했으나, 자신의 3년 임기 안으로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이어 등장한 김 CFO는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5년 단위로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켜왔다”며 “그동안 네이버의 시장가치는 매출의 10~11배로 책정돼 왔다. 따라서 (시가총액) 150조원은 우리에게 목표라기보다 이뤄내야 할 현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날 네이버는 기업 평가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목표 주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CFO는 “전 세계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 대부분이 지난해 최고점 대비 50~60% 이상 하락한 가운데 구글·메타 등 기본이 탄탄한 기업들은 비교적 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면 마케팅에 기대 성장한 기업들은 과도한 비용 지출로 한계에 부딪혔다”며 “네이버는 그 중간에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 상당한 이익률을 유지해온 만큼 주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는 글로벌 3.0 단계에서 그간 구축한 사업 모델을 일본, 북미, 유럽 시장에 최적화된 형태로 접목한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Z홀딩스의 일본 내 중소상공인(SME)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프로젝트 꽃’ 모델을 도입한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국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꽃을 통해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SME들에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북미 시장에서는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왓패드와 함께 글로벌 지식재산(IP) 벨류체인을 확장하고,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이브와 함께 하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는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 영역을 늘린다.

네이버는 더 많은 유럽 기업들과의 협업도 도모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랩스 유럽이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의 뛰어난 인터넷 기업들과 함께 파트너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 유럽법인 설립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했다.

네이버는 이날 메타버스 사업의 확장도 예고했다. 올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를 시작으로 웹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카페, 밴드, 브이라이브 등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커뮤니티에 메타버스를 접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스포츠 서비스의 경우 메타버스 공간에서 팬들이 모여 경기를 관람하고 후기를 나누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