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서 U+ VR 신규 콘텐츠를 감상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라는 키워드가 화두로 떠오르자 정부가 부랴부랴 얼라이언스(연합체)를 만들었다. 상용화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법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해 곳곳이 난관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달리 메타버스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는 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오전 판교 ICT-문화융합센터에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비롯해 현대차, 분당서울대병원, 네이버랩스, 맥스트, 버넥트, 라온텍,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KBS, MBC, SBS, EBS, MBN,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월드 등 메타버스 관련 기업과 유관기관, 협회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얼라이언스는 ▲메타버스 산업·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포럼 ▲메타버스 시장의 윤리적·문화적 이슈 검토 및 법제도 정비를 위한 법제도 자문그룹 ▲참가 기업이 협업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발굴·기획하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정부는 더 많은 기업이 얼라이언스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한편, 여기에서 제시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AR·VR(증강·가상현실)의 경우 관련 법 제도가 전무한 실정이다”라면서 “정부가 시장 초기부터 민간에 귀 기울여 법 제도 정비에 나선다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관련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소비되고 있지는 않다”라면서 “정부가 디지털 뉴딜 등을 통해 예산을 지원해주고, 다양한 콘텐츠·플랫폼 기업이 손잡고 투자한다면 시장 파이를 확 키울 수 있는 성공작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이끌고 있는 세계 5G 콘텐츠 연합체(XR얼라이언스)가 공개한 우주 관련 신규 VR콘텐츠 제작 비용은 우리 돈 100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이언스를 구성하지 않으면 이런 금액을 투자하기 쉽지 않은 데다, 십시일반 하더라도 성공작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업계 공통된 지적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메타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뒤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 혁명으로, 하나의 큰 기업이 독점하는 공간이 아닌 여러 기업과 주체가 함께 공존하며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며 “민간 주도의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출범은 이런 협력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