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이오로직스 백영옥 대표가 15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바이오USA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명하고 있다./김명지 기자

유바이오로직스(206650) 백영옥 대표가 자사가 개발하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유코백-19)에 대한 임상 3상을 국내가 아닌 아프리카 콩고와 필리핀에서 먼저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임상에 필요한 대조 백신 확보에 난항을 겪자, ‘수출용 백신 임상’ 방식으로 타개책을 마련한 것이다. 백 대표는 또 국내 임상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개발하는 백신 ‘GBP510′이 품목허가를 받으면, 그 백신을 대조군으로 한 비교 임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백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콩고에서 유코백-19에 대한 임상 3상에 돌입했다”라며 이런 내용을 밝혔다.

유코백-19는 유바이오로직스가 합성항원 방식 백신으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이다. 당초 국내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아스트라제네카)과 효능을 대조하는 방식의 ‘비교 임상’으로 3상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몇 개월째 대조 백신을 구하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코백-19에 대한 비교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를 받았다.

백 대표는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역량을 총동원했지만 국내에서는 대조 백신을 구하지 못했다”라며 “이에 따라 (필리핀과 콩고 등) 해외에서 먼저 대안을 모색했다”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수출용 허가를 받은 뒤 개별 국가에 대한 수출 등록과 함께 WHO(세계보건기구) 긴급사용목록 등재(EUL)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고와 필리핀에서의 진행하는 임상 3상은 국내가 아닌 수출용이다. 이 지역에서 임상이 마무리되면 관련 데이터로 수출이 가능한 국가를 대상으로 공급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백 대표는 “DR콩고는 아프리카 전체 백신 접종률(15%)보다 더 낮다”며 “다음 달 수출용 품목 허가가 나오면 공급을 시작해 이르면 연말 등록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연내 총 8000명 규모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필리핀과 DR콩고 모두 유코백-19이 각각 3000명, 대조백신이 각각 1000명이다. 백 대표는 “(필리핀과 DR콩고  중) 어느 한쪽에서 허가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투 트랙으로 가기 때문에 허가 받은 코로나19 백신 플랫폼을 완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또 필리핀 임상에 3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국가신약개발재단에 임상 지원금을 요청한 상태다. 만약 허가되면 개발비의 70~80%(200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백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용 임상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백신 성공 여부에 달렸다. 백 대표는 “국내 임상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를 대조 백신을 활용할 계획이다”라며 “조만간 GBP510가 승인되면 이를 대조 백신으로 국내에서도 임상군을 400명정도로 늘려 국내 허가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6월 중 GBP510 허가에 맞춰 7월에 IND를 변경 신청하면 이르면 8월부터 필리핀에서도 백신 투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백 대표는 “국내에서 백신을 공급하려면 국내 임상을 해야 한다”라며 “비교 임상을 위한 대조백신 확보를 위해 당국과 끊임없이 얘기를 나눴고,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정부쪽에서 선(先)구매한 GBP510를 (유코백-19의) 비교 임상 대조 백신으로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가 나오는 등 변이를 거듭하고 있다. 백 대표는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백신 종류도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지만, 산수를 배우려면 구구단을 알아야 하듯이 기존 백신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라며  “차기 코로나19 백신은 오미크론이나 델타 바이러스 단독으로 내놓기보다는 복합 백신으로 개발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라고 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성공한 다음, 이를 발판 삼아 복합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또 향후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두 가지를 타깃으로 하는 2가 백신 개발할 계획도 밝혔다.

한편 백 대표는 “미국의 데저트킹 인터내셔날(DKI)와 사포닌계 면역증강제 ‘QS21′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며 “코로나19·독감 복합 백신이나 사스(SARS), 메르스(MERS)를 포함한 다가 백신 개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