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과 그 옆에 놓인 주사기./화이자

국내외에서 암 예방은 물론 치료할 수도 있는 항암 백신이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암 치료법보다 독성은 낮고 생존율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암 치료용 백신은 기술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되는데, 코로나19 백신에 활용됐던 mRNA(메신저리보핵신) 방식을 기반으로 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제넥신, 애스톤 사이언스, 파미셀, JW크레아젠, 셀리드 등 5개 기업이 암 치료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암 치료 백신은 ‘항암 백신’이라고도 불리는데, 주로 암 병력이 있는 환자의 암 재발 예방과 치료에 같이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특정 항원을 면역 체계에 학습시켜 체내 면역세포(T세포)를 자극하는 원리로, DNA 돌연변이나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성된 종양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항암 백신은 방식에 따라 수지상세포 백신, 재조합형 백신, 항원·면역증강제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DNA 백신 등으로 분류된다.

제넥신은 DNA방식을 활용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 ‘GX-188E’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점찍고 올 연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고 결과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본다”며 “9월에 유럽 종양학회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내년에는 항암 백신을 정식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애스톤사이언스는 항암 백신으로 개발 중인 ‘AST-301′이 최근 대만 식품약물관리국(TFDA)에서 2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2상은 여러 국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다국가 임상으로,대만 승인은 지난 2월 호주 승인 이후 두 번째다. AST-301은 유방암과 위암으로 나누어 임상이 진행 중이며 2상은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다. 올 하반기엔 미국 FDA 승인을 받는게 목표다.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됐던 방식을 기반으로 항암 백신을 개발하는 곳들도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의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는 mRNA를 이용해 항암 백신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현재 동물실험 결과만 발표된 상태인데, 생쥐 20마리의 흑색종 세포에 면역 체계를 지원하는 단백질을 mRNA 기법을 활용해 주입한 결과 19마리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됐던 바이러스 벡터 기술을 활용해 항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개발기관인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와 루드빅암연구소는 올해 말 비소세포폐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면역요법과 결합한 치료백신 임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덴드리온사(社)의 전립선암 치료 백신 ‘프로벤지’가 2010년 항암 백신으로써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나 가격 대비 효능이 적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항암 백신은 기존 항암 치료가 가진 단점들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크고, 최근에는 기술 발전을 통해 제조 공정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효과가 좋은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암 백신 시장규모는 2020년 33억4500만 달러(약 4조600억원)에서 2027년에는 73억300만 달러(약 8조8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암 백신 시장은 2020년 2937만달러(약 352억4400만원) 수준에서 2027년에는 6864만 달러(823억6800만원)에 도달하는 등 연 평균 1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