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이브아르 SNS 캡처

LG화학, 휴메딕스, 동방메디컬 등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중국 주름 개선제(필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생)’로 대표되는 중국 MZ세대를 주축으로 자기 만족을 위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휴메딕스, 동방메디컬 등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최근 휴젤이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필러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 밖에 바이오플러스, 차메디텍 등도 미용 성형용 필러 제품으로 해당 절차를 밟고 있다.

필러는 관절이나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생체 물질인 히알루론산을 피부 아래에 주입해 주름을 개선하는 제품이다. 의료미용 시장에서 필러는 보톨리눔 톡신에 이어 두 번째로 덩치가 큰 품목인데,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의료미용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휴젤은 이르면 3분기 중 히알루론산(HA) 필러 ‘더채움’(중문명 붜안룬)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올 초 중국 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휴젤은 정식 출시를 앞두고 중국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시술 기법 강연 및 학술 콘텐츠 등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2030세대는 윤곽 시술에 관심이 높은 만큼 관련 시술법 강연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히알루론산 필러를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중국 품목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정식 품목허가에 앞서 중국 츠밍건강검진그룹과 함께 하이난성에 미용성형병원 프랜차이즈 1호점을 개설했다. 하이난성은 의료관광특구지역으로 지정돼 특별 수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바이오플러스는 제품과 소모품을 공급하고, 츠밍그룹은 중국 내 제품 사용에 필요한 인허가와 운영을 맡는다는 전략이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중국 필러 생산 시설 부지도 마련했고 향후에는 현지에서 연구·개발센터, 미용병원까지 설립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필러 시장 1위 업체인 LG화학도 전열 정비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난 2013년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고, 이 회사 필러 브랜드인 ‘이부아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6%에 이른다.

LG화학은 작년 중국에 특화한 필러 브랜드인 싀루시엔도 새롭게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여기에 간접 판매 방식에서 직접 판매 방식으로 본격 전환하기 위해 작년 말에 중국 현지업체와 판매 합작사를 설립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고품질·가성비 이미지에 필러시술 경험이 부족했던 중국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국내 시술 트렌드를 전파하기 위한 학술적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성장의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 첫 진출한 해외 필러 업체는 갈더마다. 갈더마에 이어 한국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중간 가격대의 시장이 새롭게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미국·유럽 수입 업체들로 대표되는 고가 시장, 중국 로컬 업체들로 대표되는 저가 시장으로 양분돼 있었는데, 한국 업체들이 등장하며 시장 저변을 확대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