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와 감염병 전문가들과의 긴급자문회의 자료. 코로나19가 소아청소년들에게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다음 달부터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확산세가 백신 접종률이 낮은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 집중돼, 다음 달 말에는 3만명이 넘는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쏟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지난 26일 오후 공개한 ‘코로나19 확산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행 수준이 계속되면 당장 2월 첫째주부터 하루 5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2월 중순에는 하루 확진자가 19만명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수리연구원과 대한수학회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가 격주로 발간하는 이 보고서에는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 순우식 수리연 연국원 팀,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 등 8개 팀의 연구가 실린다.

수리연 감염병연구팀의 손우식 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김종훈 연구원, 인천광역시의료원 김진용 연구원이 작성한 ‘시나리오별 코로나19 확산, 위중증 환자 예측’ 보고서에서는 2월 말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조금 웃도는 선에서 정점을 찍고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감염재생산지수(R)가 1.7까지 오른 후 한 달 후에 1로 떨어진다는 가정하에 따라 예측한 것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에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R이 1보다 크면 1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보고서가 백신 접종 효과를 반영해서 연령별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한 결과 19세 이하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두드러지게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하루 확진자 숫자가 10만여명을 기록하는 2월 말에 19세 이하에만 3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1주일 이동 평균치를 숫자로 낸 것으로 2월 말에 3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매일 쏟아질 것이란 뜻이 된다.

연령그룹별 코로나19 확산 예측 (해외 감염 제외, 1주일 이동 평균, 연령그룹별 그래프의 y축 높이가 다름). /코로나19 확산 예측 보고서 캡처

연령대별로 20대(1만 5000여명), 30대(1만3000여명), 40대(1만2000여명), 50대(약 1만명), 60대(약 5000명)와 70대 이상(약 2500명)과 비교하면 19세 이하의 확산세는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질병관리청의 연령별 확진 자료, 연령별 중증화율 및 연령별 밀접 접촉 자료를 대비해 예측한 자료다.

19세 이하의 확산세가 거셀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이 연령대의 백신접종률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12세 이하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고, 13~18세 2차 접종률은 73.2%(1차 접종률 80.1%)로 나머지 연령대(18세 이상 95.4%)와 비교하면 낮다.

김민경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날 질병청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 영유아에게 특히 더 잘 걸린다거나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전파력이 높다 보니 걸리는 환아 수가 많아질 것”이라며 “영유아는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폭증에 조금 더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예방접종을 시작한 13세~17세는 3차 접종(부스터샷)을 받아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만, 관련 계획은 나와 있지 않다. 1차 접종 3주 후 2차 접종, 2차 접종 3개월(90일) 후 3차 접종(부스터샷)을 맞는다고 보면, 16~17세는 오는 2월 9일부터, 12~15세는 2월 22일에는 3차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다른 연령과 비교해 위중증률, 치명률이 낮은 것은 맞지만, 오미크론으로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면 (사회적 요인으로) 청소년 중환자, 사망자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차 접종은 오미크론에 대해 확실히 감염, 위중증, 사망 예방 효과가 있다”며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백신접종으로 생길 수 있는 이상반응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의 빈도가 대부분의 질환에서 매우 높은 상태로 관찰이 된다”며 “접종을 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 관점에서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12세 소아 접종 백신 허가를 검토 중에 있으며, 정부는 이를 토대로 2월 중 접종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