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 원장).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아스트라제네카(AZ)로 두 차례 기본 접종한 사람이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을 맞았을 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최대 29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국내 20∼59세 35명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조사한 결과, 3차 접종 2∼3주 뒤 오미크론 중화항체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중화항체가는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낼 수 있는 항체 값을 뜻한다. 세부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두 차례 접종 후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을 한 15명의 중화항체가를 분석한 결과 2차 접종만 마쳤을 때와 비교하면 28.9배로 늘어났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 후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을 한 10명은 화이자 3차 접종을 한 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중화항체가가 10.5배로 늘었고, 화이자로만 세 차례 접종을 한 10명은 3차 접종 후 중화항체가가 17배 늘었다.

3차 접종은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로 1차접종을 하고 화이자 백신으로 2·3차접종한 사람 10명은 델타 변이에 대해 중화항체가가 14.3배 늘었다.

화이자로 세 차례 접종한 10명은 델타 변이에 대해 중화항체가가 21배, 비 변이에 대해 항체가가 7.8배로 증가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조사 대상이 35명으로 적고, 감염 취약층으로 꼽히는 60세 이상 고령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표본의 크기가 크면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신속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7∼10월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1482명(10∼94세)의 항체보유율은 67.1%(994명)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1114명의 항체보유율은 1차 접종 후 70%, 기본접종 완료 후 99.2%로 높아졌고, 자연감염으로 인한 항체보유율은 0.54%(8명)였다. 이 밖에 지난해 11∼12월 헌혈자 9896명(20∼59세)의 96.7%(9567명)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