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면서 분산돼 있던 그룹 지주회사 통합에 나섰다. 셀트리온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제2의 도약 발판을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6일 자사의 최대주주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서 셀트리온홀딩스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보유 지분율은 38.1%로 종전과 동일하다.
헬스케어홀딩스는 서정진 명예회장이 지난 2019년 자신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지분율 35.54%)을 현물출자해 설립한 지주회사다. 셀트리온은 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올해(2021년) 연말까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대형 글로벌 제약사로 제2의 도약 하려면 셀트리온, 헬스케어, 제약으로 나뉘어있던 지배구조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글로벌 시장 경쟁 과열로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인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이익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단일화된 지배구조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단일화된 지배구조를 통해 안정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그룹의 신규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 그룹의 실적은 종전과 비교해 줄어들 수 있다. 그동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한 바이오 의약품을 받아서 판매하는 것으로 실적을 내 왔다. 앞으로 두 회사가 합병하면 그동안 외부거래로 잡혔던 헬스케어의 실적이 사라지면서, 매출이나 이익률은 떨어지고, 재고 부담을 커질 수 있다.
다만 셀트리온이 이달 합병을 결정한 것은 서 명예회장이 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할 때 현물출자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에 대한 양도세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서 명예회장이 양도세 납부 유예(과세이연)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까지는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이번 합병으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서 명예회장의 그룹 전체 지배력은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