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는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이달 말부터 미국 모더나사(社)의 mRNA(메신저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11개 부처 합동 브리핑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8월 말부터 모더나 mRNA코로나 19 백신의 완제품 시범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올해 9월부터 백신 투자 지역을 첨단투자지구로 지정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도 추진하겠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원활한 (백신)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길에 동행한 자리에서 미국 모더나 스테판 방셀 대표이사를 만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CMO)해 세계로 공급하는 양해 각서를 교환했다. 업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늦어도 오는 8월부터 모더나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라디오에 나와 ‘삼성바이오가 모더나 시제품을 8월 말이나 9월 초에 생산한다’고 밝혔고, 존 림 삼성바이오사장도 지난달 공개된 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대담에서 “올해 3분기부터 백신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었다.

이강호 보건복지부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내 백신 전반의 역량을 높여서 글로벌 허브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백신 위탁 생산은 상당한 수준에 있고, 현재 7개 기업이 백신 개발 임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노바백스와도 백신 기술 이전 및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V도 국내 기업이 위탁 생산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백신 허브화 정책을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에서 세계 5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국장은 “현재 (백신 생산 규모로) 세계 9위이지만,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백신 허브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면 충분히 5위 정도는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의약품 수출) 성장률이 62%”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는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에서 담당하는 것은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한 원액을 받아와, 바이알(병)에 넣고, 포장하는 완제 충전(DP) 작업이다. 림 사장은 당시 모더나 백신 완제 충전을 넘어 mRNA 백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림 사장은 “mRNA 백신 기술은 광범위한 질병에 적용할 만한 잠재성이 있다”며 “플랫폼 기술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