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위해 마련한 백악관 국빈 만찬에 양국 재계의 거물급 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진행된 국빈 만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 /UPI

1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밤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이 참석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의 산자이 메로트라 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도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MS는 일본 내 클라우딩컴퓨팅 및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에 향후 2년간 29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계 거물들도 대거 참석했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존 그레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만찬 자리게 함께 했다.

일본 재계에서는 손정의(마사요시 손)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고바야시 겐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파나소닉 북미법인의 이명원(메건 리) CEO 등이 참석했다.

만찬에 앞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자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기술 분야 협력과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만찬 참석 전 IBM 부회장과 화이자 CEO, 보잉 항공방산부문(BDS)의 CEO 등 미국 기업 고위 경영진을 만나 일본 투자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과 일본, 태평양 각지의 섬을 잇는 2개의 해저 통신 케이블을 신규 부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질 바이든 여사가 전날 밝힌 메뉴에 따르면 만찬 콘셉트는 ‘활기찬 봄 정원’이었다. 바이든 여사는 “나비의 우아한 비행은 우리 양국이 변화의 바람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로서 함께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비록 워싱턴의 벚꽃 개화철은 지났지만, 절인 연어와 스테이크, 미국산 와인 등 메뉴가 제공된 이날 만찬은 봄을 테마로 삼아 나비와 일본식 정원으로 주변을 꾸민 채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일본 총리의 국빈 대우 방미는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다음 날인 11일에는 필리핀이 합쳐진 3국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