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져 하루 만에 낙마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유명인들의 학교폭력 논란을 조명했다.

일러스트=손민균

NYT는 3일(현지 시각) ‘유명인사가 싫어하는 관심: 괴롭힘 고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며 퇴출 당한 유명인 사례를 소개했다.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중학교 시절 동급생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사실이 알려져 2021년 프로배구 리그에서 퇴출당했고, 지난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였던 김가람은 데뷔와 동시에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져 계약이 해지됐다.

공직자의 경우 자녀의 학교폭력이 논란을 일으킨다는 점도 거론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결정을 하루 만에 취소했다.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져서다.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학교폭력은 피해자의 삶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학교폭력 가해자의 커리어를 망가뜨린다는 것은 문제로 간주되지 않는다. 자업자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NYT에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다만 NYT는 학교폭력 폭로가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진위확인이 어렵고 과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미디언 홍현희가 2년 전 학폭 의혹에 연루됐다가, 피해자라고 주장한 동창생이 자신의 기억이 잘못됐다고 번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NYT는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야구선수 안우진을 사례로 들며 학창시절의 잘못으로 현재를 재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도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 시절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안우진의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출전을 금지했다. 안우진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상징성과 책임감, 국가대표로 선발했을 때 따라올 대가 등을 염두에 두고 대표들을 선발했다”며 “실력만으로 선수를 뽑는 게 맞느냐”고 말했지만 안우진 측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야구선수 추신수는 미국의 한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우진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야구팬들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았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