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개발에 기술적 성과를 거두었고, 핵실험 준비도 최종단계에 도달했다는 유엔의 평가가 나왔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이 핵실험장 복구 등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봤다.

북한이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뉴스1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7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 단계를 분석·평가한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들은 북한이 과거 자진 폐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개방한 뒤 기폭장치 시험과 새 갱도 구축을 통해 추가 핵실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연 2회 발간된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에서는 올해 1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현황을 설명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 대한 복구에 나선 사실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을 2018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다고 선전했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중단된 뒤 시설복구와 확장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을 위한 건물도 재건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 2월 중순부터 다수의 차량이 출입구 근처를 지나다닌 흔적이 포착됐다. 구조물 공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목재 더미도 터널 입구에서 발견됐으며 터널을 뚫을 때 나오는 흙더미도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변의 5MW 원자로와 평산 우라늄 농축공장도 여전히 가동 중으로 확인됐으며,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강선에서도 차량 활동이 관찰됐다. 이와 관련해 6월 초 기준 2개 회원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최종단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북한이 올해 1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31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하며 기술적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미사일의 액·고체연료의 운용 과정을 최적화하고, 육로뿐 아니라 철도와 잠수함을 이용하는 등 미사일 운반시스템을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옛 소련제 RD-250 트윈 엔진을 모방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의 효율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을 이용해 기술을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유엔 회원국은 중국과 영국, 스웨덴 등의 북한 유학생이 북한 군사 조직과 정부 부처의 명령을 받아 핵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북한으로 이전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