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주식 중개인의 근무 모습.

최근 미국 증시가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8일(현지시각) 세계적인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높고,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피터 오펜하이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부터 이어진 주식시장의 침체는 경제 성장 위축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측을 반영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이 훨씬 더 침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해소되거나 중앙은행의 긴축 강도가 완화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같은 날 내놓은 투자노트에서 “증시의 랠리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지만, 베어마켓(Bear market·약세장)이 끝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지난 6월 CNBC 방송에 출연해 “8월까지 주가는 18%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고, 지난달 21일 투자노트에서는 “연말 S&P500 지수가 340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기본 가정이지만 290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2% 상승하는 등 최근 미국 증시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잇따라 발표된 미국의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데다, 다음 주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에서 0.75%p~1%p 수준의 대규모 금리 인상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미친 탓이다. 미국 투자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월가의 전문가들이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분기 이후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윌슨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업의 마진 압력이 2분기 이후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건비, 원자재, 재고, 운송비 등의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주당 순이익이 1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오펜하이머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불황기에 접어들고 기업 실적 예상이 하향조정되고 있을 때 항상 약세장을 기억해야한다”면서 주가가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이면 경기순환주와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