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탐하는 인류의 새로운 눈’으로 불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지난 6개월 동안 포착한 우주의 모습이 세상에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2일(현지시간) ‘SMACS 0723′ 은하단 사진에 이은 우주의 모습 4가지를 유튜브 나사TV를 통해 추가 공개했다. 지구에서 약 40억 광년(1광년=9조4600억㎞) 떨어져 있는 은하 SMACS 0723는 전날 백악관이 ‘맛보기용’으로 선공개한 바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남쪽고리 성운'. /연합뉴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오늘 공개하는 사진들은 인류가 이전엔 본 적 없는 새로운 우주의 모습”이라면서 “미국과 유럽, 캐나다가 25년간 13조원을 들여 개발한 사상 최대 크기의 우주망원경은 지난 1월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관측 지점에 도착해 우주를 촬영해 냈다”고 말했다.

나사는 우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남쪽고리 성운(NGC 3132)’을 공개했다. 팔렬성운으로도 불리는 남쪽고리 성운은 지름이 약 0.5광년에 달하는 거대한 성운이다. 지구에서 2500광년가량 떨어진 성운 내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형성된 가스구름이 선명히 찍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스테판의 오중주'. /연합뉴스

이어 공개된 사진에는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소은하군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가 담겼다. 스테판의 오중주 소은하군은 1877년 최초로 발견됐으며 은하 5개 중 4개는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는 별들의 요람으로 알려진 용골자리 대성운(Carina Nebula)이 품은 ‘우주 절벽’ 사진도 여러장 내놓았다.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성운 내에는 질량이 태양의 100~150배에 달하고 광도가 400만배인 용골자리 에타, 호문쿨루스 성운, 열쇠구멍 성운 등이 속해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용골자리 대성운'. /연합뉴스

이 밖에 나사는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WASP-96b’의 분광 관측 데이터를 공개했다. 2014년 발견한 이 행성은 지구로부터 1150광년 떨어진 거대 가스 행성이다. 대기가 수증기로 가득 차 있어 탄소 기반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편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난 31년 동안 우주 관측에 쓰인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잇는 최첨단 적외선 우주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처럼 이어 붙인 것으로, 파장이 길어서 우주먼지나 가스구름을 통과해 훨씬 멀리까지 가고, 해상도가 허블보다 100배나 높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외계 행성 'WASP-96b'의 분광 데이터. /연합뉴스

웹 망원경은 인간을 달에 처음 내려놓은 ‘아폴로 프로그램’을 이끈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두 번째 국장인 제임스 에드윈 웹(1906∼1992년)의 이름에서 따왔다. 제작 비용만 100억 달러(약 13조 1400억원)에 달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 관측 장비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