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데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며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AFP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2.51포인트(0.62%) 내린 3만981.33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63포인트(0.92%) 내린 3818.80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7.87포인트(0.95%) 하락한 1만1264.73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의 내림세는 이틀 째 계속되고 있다. 3대 지수는 전날에도 일제히 하락한 바 있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이틀 간 7% 넘게 떨어지며 다시 700달러선을 내줬다. 테슬라는 지난 두 달 간 600~700달러대에서 등락하며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먼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서 찾을 수 있다. 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 환율은 장중 0.9998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와 달러화의 가치가 동일해지는 ‘패리티(parity)’가 지난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에 현실화한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2년 IT버블 붕괴 이후 첫 패리티라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이는 결국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한 것이며 안전 자산(미 달러화)에 대한 선호 심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6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99.51을 기록해 전월(99.69)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이 지표는 100을 넘기면 경기 확장, 100 미만이면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지수는 작년 7월 101.00을 기록한 이후 1년 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6월 CPI는 13일(현지 시각) 발표되는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인플레이션의 추가 상승을 전망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UBS와 도이체방크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9%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각각 8.7%, 8.8%였다. 5월 CPI는 전년 대비 8.6% 오른 바 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미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7월 FOMC 정례회의는 오는 26~27일(현지 시각)로 예정돼있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에 육박하게 된다. 한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1.7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