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각종 챌린지가 크게 유행하며,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이 새삼 주목받았다. 문자 그대로 ‘짧은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Short-Form)은 보통 평균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콘텐츠로 정의된다. 틱톡은 영상 제작과 공유가 쉽고, 빨리 유행한다는 특성 덕분에 출시 초기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코로나19 당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숏폼의 인기는 기업들의 이목을 끌었다. ‘콘텐츠 공룡’인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유튜브)은 잇달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또 이용자가 곧 소비자인 숏폼 플랫폼의 광고·홍보 효과를 주목한 많은 기업이 숏폼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이코노미조선’은 숏폼 콘텐츠 생태계를 구성하고 주도해온 플랫폼, 크리에이터 등을 만나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봤다. [편집자 주]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미디어 디스트리뷰션 담당, 전 KT스카이라이프 광고기획 사진 구글 코리아

올해 1월 유튜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같은 영상 제작물을 만들려는 시도를 6년 만에 사실상 접고 숏폼 콘텐츠인 유튜브 쇼츠(Shorts)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넷플릭스가 ‘더 크라운’ 등 자체 제작한 드라마 시리즈로 인기를 끌자, 2016년 유튜브 오리지널 제작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인기를 끌지 못하자 사업을 접고 보다 수익성 있는 곳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것이다. 현재 유튜브는 쇼츠에 광고를 붙이는 모델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은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쇼츠의 매력이 시청자들에게서 인기를 끄는 요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현진 총괄과 일문일답.

쇼츠의 글로벌 성장률은 어떤가.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300억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4배 높은 수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튜브 쇼츠의 전체 조회 수는 작년 12월 기준으로 5조를 돌파하기도 했다.”

숏폼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Z 세대(1997~2010년생)의 소비 형태에 기인한다. Z 세대 시청자들은 짧은 시간에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즉각적인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이렇듯 효율을 추구하는 성향이 자연스럽게 짧은 영상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됐다고 본다. 하지만 효율을 중시하는 것은 비단 Z 세대만은 아니다. 바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보고 명쾌하게 웃음을 주는 콘텐츠나 배움의 희열을 주는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있는 것 같다.”

유튜브 쇼츠는 다른 경쟁사들의 숏폼 콘텐츠에 비해 어떤 강점이 있나.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이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롱폼(long-form), 숏폼(short-form), 라이브스트림(livestream), 오디오 중심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존재하는 플랫폼이다. 유튜브 쇼츠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라도 언제든 자유롭게 콘텐츠 기획 의도에 맞춰 다른 형태의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이 쇼츠 제작을 더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유튜브가 생각하는 숏폼 영상의 핵심은 ‘창작’이다. 쇼츠 내 여러 비디오 클립을 함께 연결할 수 있는 멀티 세그먼트 카메라부터 음악 녹음 기능, 속도 설정 제어 등 기본적인 제작 도구를 포함한 것은 물론, 동영상의 특정 지점에 텍스트를 추가하거나, 다른 쇼츠에서 오디오 일부를 추출할 수 있는 세부 기능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이 쇼츠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음악 풀(pool)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음악 파트너들과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협력은 이어질 것이다.”

기존에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던 콘텐츠와 쇼츠에서 인기를 끄는 콘텐츠 사이에 차이가 있나.

”사용자들에게 롱폼 콘텐츠와 숏폼 콘텐츠는 각각 시청 목적이 다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즐기거나, 정보를 얻고, 커뮤니티와 연결되기 위해 롱폼을 시청한다면, 숏폼은 짧은 시간에 가볍게 즐기고 즉각적인 정보를 얻고자 할 때 소비한다. 하지만 영상 형식에 따라 인기를 끄는 콘텐츠가 따로 있다기보다는 각 장르에서 영상의 형식에 특화된 새로운 콘텐츠가 나타나는 게 두드러진 현상이다. 디지털 오리지널 드라마의 경우, 이제까지 롱폼만 가능하다고 생각됐지만, 최근엔 창의적인 구성의 숏폼 드라마가 많이 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

쇼츠를 활용해 홍보·마케팅 활동을 하려는 마케터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조언을 해 주자면.

”숏폼 콘텐츠 성공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최대한 빨리 관심을 끈다(Capture attention early). 둘째, 한 가지 메시지를 담는다(Feature one message). 셋째, 트렌드를 받아들인다(Lean into trends). 쇼츠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대담한 비주얼, 독특한 편집, 인기 있는 오디오를 시험해 보면서 브랜드의 ‘감성’과 ‘경험’이 잘 드러나도록 하라. 하나의 메시지를 결정해 이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게 하라. 시작과 같은 화면과 오디오로 영상을 끝마치면 사용자들은 전체 영상을 반복해서 보게 된다. 또 유튜브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트렌드를 발 빠르게 파악해 이를 해시태그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쇼츠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유튜브의 노력을 소개해 준다면.

”유튜브 이용자들이 다양한 쇼츠를 볼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사용자가 더 쉽고 편하게 쇼츠를 볼 수 있게끔 하는 기술적 지원, 두 가지가 있다. 유튜브는 창의적 쇼츠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 커뮤니티에 즐거움을 선사한 크리에이터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고자 총 1억달러(약 1274억원) 규모의 유튜브 쇼츠 펀드(YouTube Shorts Fund) 계획을 발표했다. 이 펀드는 전 세계 100여 개국의 쇼츠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된다. 올해는 크리에이터를 브랜드와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인 ‘브랜드 커넥트(Brand Connect)’를 통해 쇼츠 크리에이터가 브랜드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시도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는 모바일 쇼츠 전용 메뉴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구독·검색·홈 및 채널 페이지 등에서 쇼츠를 영상 단위 또는 쇼츠 섹션으로 노출시켜 시청자들이 숏폼 콘텐츠를 발견할 가능성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쇼츠는 기존 유튜브 콘텐츠와 달리 수익성을 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쇼츠의 수익성 전략은 무엇인가.

”유튜브는 쇼츠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수익화와 보상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유튜브는 1억달러의 유튜브 쇼츠 펀드를 출시했고, 이미 수천 명의 크리에이터가 해당 펀드의 지원을 받았다. 작년 이 펀드에서 지원받은 크리에이터 중 40% 이상이 이전까지 유튜브에서 본인들의 콘텐츠를 수익화하지 않았던 이들이다. 유튜브는 2020년 11월까지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 및 미디어 기업에 300억달러(약 38조2200억원) 이상을 지급했고, 쇼츠를 통해 차세대 모바일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쇼츠를 홍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작년 7월 국내 유튜브 쇼츠 출시에 맞춰 유튜브 쇼츠 최초의 챌린지인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진행했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도 전 세계 팬들이 참여했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작년 12월에는 걸그룹 에스파와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쇼츠 댄스 챌린지를 진행해 글로벌 장르로 거듭난 K팝의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쇼츠를 홍보했다.”


plus point

시청자 눈과 귀를 사로잡는쇼츠 콘텐츠 들여다 보니

사진 땡깡 유튜브 채널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쇼츠 콘텐츠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작년 연말 유튜브가 발표한 ‘2021년 국내 최고 인기 쇼츠 크리에이터 톱(Top)10′에 따르면, 요리 레시피 전달에 초점을 맞춘 ‘1분 요리 뚝딱이형’ 채널이 당시 기준(이하 동일) 구독자 수 83만 명, 누적 조회 수 1억3200만 건을 기록해 국내 인기 쇼츠 크리에이터 1위에 올랐다. 이 채널은 작년 6월 첫 영상을 게재하며 활동을 시작한 이래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구독자 10만 명을 끌어모았고, 6개월 만에 구독자 8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인기 비결로는 유명 음식점 레시피나 집밥 요리를 어른과 어린이가 대화하는 형식의 1분 분량의 영상으로 유머러스하게 설명한 점이 꼽힌다. 채널 내 가장 인기가 높은 로제 떡볶이, 동파육, 에그드랍 토스트 레시피 영상은 최대 410만 건 조회 수를 올릴 정도로 인기였다. 30초 내외의 짧은 요리 영상을 올리는 ‘요리용디(Yori Yongd)’가 인기 쇼츠 크리에이터 2위, K팝 아이돌들과 컬래버 댄스 영상을 진행하는 댄스 크리에이터 ‘땡깡(DanceKang)’은 3위에 올랐다. 그 밖에 진돗개 ‘진솔이’의 일상을 담은 채널 ‘진솔쓰(Jinsolss)’, 요리 레시피 채널 ‘쿠왕(coo king)’이 각각 4위와 5위에 올라 숏폼 콘텐츠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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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숏폼 콘텐츠, 놀이터에서 비즈니스로

①짧지만 확실한 행복, ‘숏확행’ 시대

②[Infographic]콘텐츠 판 흔드는 숏폼 플랫폼

Part 2. 숏폼 콘텐츠 생태계 만드는 사람들

③[Interview] 테사 라이온스-레잉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총괄

④[Interview] 설윤환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 제너럴 매니저

⑤[Interview]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⑥[Interview] 박관용 순이엔티 MCN 사업본부장

⑦[Interview] 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Part 3. 전문가 제언

⑧[Interview] 호프 호너 레몬라이트 비디오 프로덕션 최고경영자(CEO)

⑨[Interview] 영국 IT 전문 저널리스트 크리스 스토켈-워커

⑩[Interview] 콘텐츠 전문 VC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