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으로 2020년 초 후베이성 우한 코로나19 집단 발병 이후 최대 방역 위기를 맞았다. 북방에선 지린성, 남방에선 광둥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퍼지면서 최대의 산업 거점 중 하나인 선전을 봉쇄조치하는 등 초강수를 두며 통제에 나선 모습이다.

14일(현지 시각) 미 경제방송 CNBC는 그동안 ‘제로 코로나’를 외치며 강력한 방역 대책을 유지해온 중국에서 최근 오미크론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산 백신 자체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14일 광동성 선전시 주민들이 길게 줄지어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고 있다.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허브이며 인구 1천750만 명의 선전시는 하루 만에 신규 확진자가 60명이 나오자 이날 도시 전체에 봉쇄령을 내렸다. /AFP 연합뉴스

스콧 코틀립 전 미국 FDA 국장은 이에 대해 “오미크론은 훨씬 더 전염성이 강한 변종이며 통제하기 어려운데다 중국인들은 이같은 변종에 취약한 인구구조,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은 이같은 변종에 대해 효과적인 백신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종이 더 확산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예일대의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 연구진은 “전 세계 48개국에서 접종된 중국 시노백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 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하기도 했다.

시노백 백신은 이른바 불활성 백신으로, 화학처리를 통해 감염력을 없앤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 불활성 백신은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계열 백신보다 안정적이지만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mRNA 백신이 94~95%의 감염 예방효과를 보인 데 비해 시노백 백신은 51%, 중국 시노팜 백신은 78%에 그쳤다. 예일대 연구진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온 101명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시노백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에게서는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 형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가운데 중국 정부 측은 근본적인 방안보다는 당장 확산을 막기 위한 행정 조치에 몰두하고 있다. 극단적인 도시 봉쇄령이 그 대표적인 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 내 대도시 곳곳에 봉쇄령이 떨어졌다. 특히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 전면 봉쇄로 전 세계 공급망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선전시는 하루 만에 역대 가장 많은 6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전 주민의 핵산 검사를 시작했다.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고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기업은 생산활동을 중지하도록 전날 조치했다. 선전시는 상주인구 약 1750만명으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함께 중국의 4대 ‘1선 도시’다.

한편 중국 본토의 하루 신규 감염자(지역감염 기준) 수는 175명(4일), 527명(6일), 1100명(10일), 1524명(11일), 3122명(12일), 2125명(13일) 등으로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는 우한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졌던 2020년 2월 초 수준이다. 당시는 339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감염이 특정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했던 종전과는 달리 지금은 창춘 등 북부부터 동부의 산둥, 남부의 선전까지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