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호황기를 누리던 밀키트 배달 산업이 주춤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밀키트 업계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매업 시장 분석업제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밀키트 시장은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 68.5% 성장해 58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밀키트 업체들의 작년 매출은 2020년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초기에 뛰어든 밀키트 업체 ‘블루 에이프런’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7% 줄었고 2640만 달러(약 3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헬로프레시’의 매출은 지난 2020년 102.3% 급증한 데 비해 지난해에는 6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적 부진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헬로프레시와 블루 에이프런의 주가는 각각 55%, 29% 급락했다.
밀키트는 음식 재료를 조리법과 함께 가정에 배달하는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방역 강화 등으로 식당이 문을 닫고 직장인과 학생이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요가 급등했다.
WP는 밀키트 산업의 성장세가 꺾인 이유가 단순한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닌 복합적인 것이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수요 감소 외에도 경쟁업체 증가, 다시 문을 연 식당들의 배달 시작,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이 밀키트를 통해 수차례 요리 연습을 한 후 직접 요리를 하는 수요도 늘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밀키트 산업이 오히려 소비자들을 직접 식자재를 구매하고 요리하도록 유인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등 정점을 지나는 모습을 보이자 방역 규제를 빠른 속도로 해제하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은 지금까지 812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1월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90만명을 넘기도 했으나 지난달 급감을 거듭한 뒤 최근 며칠 동안은 2만명에서 4만명 정도의 확진자 수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