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에 나선 가운데 대만도 미국 주도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러시아 수출도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의 약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대만 정부가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할 경우 러시아에 반도체 등을 포함한 기술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형태로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의 산업 발전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이 수출금지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이를 위해 통제 대상 품목에 대한 사전 점검도 마쳤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대만은 특히 인프라 건설과 과학기술, 민생물자 생산 관련 물품 등으로 제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대상 품목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행정원 뤄빙청(羅秉成) 대변인은 전날 관련 부처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대만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각종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노력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작년 대(對) 러시아 수출은 13억2000만달러(약 1조5800억원)로 이 가운데 반도체 등 전자 부품의 수출이 3000만달러(약 359억원)로 집계됐다.

대만 민간 싱크탱크 대만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대만의 러시아 수출 전자부품이 PC, 스마트폰 등에 이용되는 만큼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시작되면 이들 제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공업총회는 대만과 러시아의 무역이 긴밀하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차이 총통은 전날 국가안전회의(NSC)에서 ‘우크라이나 정세 대응 태스크포스(TF)’의 관련 보고를 받은 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주권 침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