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요소 부족 사태로 각국의 식료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소비자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유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품가격지수는 이미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아 인구가 증가한 가운데 식품 가격 상승으로 기아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의 요인으로 식품 가격이 상승 추세인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세계적인 비료 가격 급등 현상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산업용 프릴 요소 2980t을 실은 '수와코'(SUWAKO)호가 전남 여수시 낙포동 광양항 낙포부두에 입항해 하역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비료 가격이 치솟은 한 가지 큰 이유는 비료의 주요 성분인 요소의 원료인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이다. 요소는 천연가스나 석탄에서 나온 가스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로 만든다.

비료 가격 급등의 또 다른 요인은 양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 농민용 비료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요소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여름 에너지 대란으로 일부 지역에서 전기를 배급했고 이로 인해 비료 공장이 생산을 줄여야 했던 것이 요소 수출 규제의 배경이다.

요소 부족의 충격은 각국의 여러 산업에 미쳤다. 인도에서는 비료 부족 사태로 절박해진 농부들이 정부 건물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한국의 경우 물류 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요소는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오염 성분 저감장치에 쓰이는데 한국에서 요소 없이는 디젤 차량의 시동을 걸 수가 없다.

영국에선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이산화탄소의 공급이 부족해졌다. 대형 비료 제조업체 CF 인더스트리스가 지난 9월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영국 공장 2곳의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음료에 들어가는 이산화탄소는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이 같은 요소 부족은 소비자들의 밥상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존 바프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이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면 식품 가격이 올라갈 것은 확실하다”면서 “거기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