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 확인 지침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다중이용시설 입장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확인을 의무화하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열렸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마르세유, 리옹, 스트라스부르, 릴, 몽펠리에 등 주요 도시에서는 경찰 추산 16만여명이 운집해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제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는 과거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며 일부 폭력 시위를 벌인 노란조끼 시위대와 극우 단체 회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 시위대는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 “마크롱 사퇴”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등에서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해 이에 반발한 시위대와 물리적인 충돌을 빚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 확인 지침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자유'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 21일부터 영화관과 박물관, 헬스장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문화·여가 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보건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발표했다. 또 48시간 전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거나, 과거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다는 인증서로 대체할 수도 있다.

정부는 내달 중으로 보건 증명서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장소를 식당 및 카페와 버스, 기차, 비행기 등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요양원과 장애인 보호시설 등 취약 계층의 접촉이 잦은 곳에서 근무하는 간병인 등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법안은 현재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서 논의 중이다.

AP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이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의료종사자 가운데서도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사람은 정부의 규정에 따라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1만1000명을 넘어섰으며 일일 확진자는 2만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전체 인구의 47.9%에 해당하는 3228만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