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전 세계에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람다’로 명명된 또 다른 변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도 힌두스탄 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테스트를 받는 페루 국민들. /트위터 캡처

‘람다 변이'는 아직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우려 변이’에 속하진 않지만 4월 이후 두 달간 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80%가 람다 변이 감염될 만큼 중남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람다 변이 비율은 3분의 1가량이었다. 지난 4월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감염된 것도 람다 변이로 알려졌다. 당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두 차례 다 맞고도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람다 변이가 미국, 독일, 멕시코, 스페인, 이스라엘, 콜롬비아, 프랑스, 이집트, 스위스,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캐나다, 네덜란드, 아루바, 포르투갈, 덴마크, 체코, 터키, 호주, 퀴라소, 짐바브웨 등에서 보고됐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4일 람다 변이를 ‘관심 변이' 목록에 추가했다. 관심 변이 지정 이전에 람다 변아는 일명 ‘안데스 변이’로 불렸다. WHO가 관심 변이로 지정한 것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더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앞서 WHO는 “람다의 경우 ‘표현형’ 반응으로 의심되는 변이 형태를 많이 갖고 있는데, 이는 잠재적으로 전염성을 높이거나 항체 중화 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람다 변이의 전파력 등에 대해 정확히 연구된 것이 없다. 람다 변이의 심각성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인도 매체 힌두스탄 타임스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현지 한 내과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델타는 골칫거리고 델타 플러스는 드문 변이인데, 진짜 걱정되는 건 람다 변이”라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페루 내 누적 확진자는 207만4186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9만3909명이다. 치명률은 9.3%에 달한다. 최근 남미에서는 람다 변이의 ‘백신 회피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칠레는 인구 58.1%가 백신 접종을 마쳤음에도 계속된 확산세로 장기간 봉쇄를 지속했는데, 칠레 전체 확진자 중 3분의 1이 람다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의학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는 “칠레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람다 변이가 백신의 중화 반응을 3.05배 감소 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이 게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페루의 높은 코로나19 치명률을 근거로 람다 변이가 더 위험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페루의 인구 대비 사망자는 이미 람다 변이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8월에도 세계 최다였기 때문이다.

NYT는 지난 8일 람다 변이를 분석한 기사에서 “람다가 다른 변이보다 더 전파력이 높은지, 감염자의 증상이 더 심하고 백신의 효과를 감소시키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람다 변이를 연구한 너새니얼 랜도 뉴욕대 미생물학 교수는 NYT에 “람다 변이가 델타보다 더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며 “이 변이에 대해 더 알기 전에 미리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향후 람다 변이의 확산세가 더 거세지고 백신 관련 이슈가 증명될 경우 ‘우려 변이’에 포함될 수 있다. WHO는 격상 요건에 대해 “전염성이나 심각도가 증가하거나 백신 등에 영향을 미칠 경우 우려 변이가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영향 관련 증거가 제한적이고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려 변이에 포함된 것은 알파(영국발), 베타(남아공발), 델타(인도발), 감마(브라질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