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홍콩에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국기 게양식이 진행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전 세계 주요국 국민의 70%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자축 행사를 여는 가운데서도 세계인의 시선은 중국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무책임한 코로나19 대응, 폐쇄적 경제 구조 등을 문제점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5월 17개국 성인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9%가 중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조사 대상 17개국 중 15개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으로 88%가 중국에 반감을 드러냈다. 이는 2013년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의 93%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어 스웨덴(80%), 호주(78%), 한국(77%), 미국(7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한국에선 지난해 동일 조사때보다 각각 3%포인트, 2%포인트 올라갔다.

스웨덴은 최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탄압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중국 내 불매운동을 겪은 패션브랜드 H&M의 본사가 있는 국가다. 호주의 경우 2017년까지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32%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이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호주에 무역 보복을 가하면서 호주인의 대중국 반감은 81%까지 상승했다. 올해에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외 그리스(42%)와 싱가포르(34%)를 제외한 15개 국가에서 중국을 부정적을 본다는 응답이 공통적으로 60% 이상 나왔다. 싱가포르 인구의 75% 이상이 중국인인 만큼 대부분이 중국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도 전체 조사국 가운데 유일하게 긍정적 대답이 높게 나왔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조차 ‘중국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0%를 차지했다. 인구 구성상 중국인이 다수인 친(親)중국 국가에서도 중국의 인권지수가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일본, 스웨덴, 호주, 네덜란드 국민의 10명 중 9명 이상이 중국의 인권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이러한 문제의식은 2018년 조사에 비해 프랑스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는 이러한 자료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전날 발표했다. 이 업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 대한 평가를 조사해왔으나 수년 전부터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 내 여론조사는 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공개된 이번 조사결과는 중국이 직면한 문제점과 외교적 도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