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대응에 군사력을 집중하기 위해 중동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를 줄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는 이라크,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에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8개 포대를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헬만드주에 있는 미군 기지 캠프 앤터닉에서 2일(현지시간) 미군과 아프간군의 인수·인계식이 열리는 가운데 기지 내 깃대에 아프간 국기가 게양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동에서 철수한 패트리엇 미사일이 반드시 인도 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 되는 건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다만 군은 여기에 투입됐던 인력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사우디에서는 사드(THAAD)가 철수 중이다. 이 지역에 배치된 전투기 편대도 감축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변경 사항을 통지했다.

이라크 주둔 병력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2500명으로 감축했다. 이라크 병력이 이라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신은 미군의 이같은 변화가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몇 가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 선언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주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항할 병력 증강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동 최대 적국인 이란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 정책은 2015년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핵합의 복원에 따라 대이란 제재 해제가 이뤄지면 전쟁 위험이 줄어든다는 판단이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최근 장비 철수는 중동 지역에 대한 기존의 전통적인 방어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안보협력, 합동군사훈련 등을 통해 여전히 중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