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고 CNN과 폭스뉴스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998년 LA 레이커스와 시카고 불스 대결에 코비 브라이라이언트(왼쪽)와 마이클 조던이 함께 경기에 나섰다. /NBA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코네티컷주 언캐스빌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브라이언트는 동시대의 슈퍼스타이 케빈 가넷, 팀 덩컨 등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헌액된 9명에 대한 헌액식은 지난해 8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가까이 미뤄졌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 LA 레이커스에서만 뛴 브라이언트는 현역 시절 다섯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파이널 최우수선수(MVP) 2회, 정규리그 MVP 1회, 올스타 18회, 득점왕 2회 등 농구 역사에 눈부신 족적을 남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미국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공에서 추락해 42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13세였던 딸 지아나도 함께 숨졌다.

세계적인 ‘스포츠 영웅’이 갑자기 사고를 당하면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그의 비극에 애도를 표했다. 이날 명예의 전당 수락 연설은 그의 아내 바네사가 대신했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바네사의 곁을 지켰다.

LA 레이커스의 유니폼 색깔인 보라색 옷을 입은 바네사는 “지금 그는 하늘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며 “내가 자신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칭찬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네사는 “최고의 남편, 아빠가 돼줘서 고맙다”며 “당신이 한 모든 일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코비는 자신의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이언트의 롤모델이자 극복 대상이었던 조던은 이날 행사에서 따로 연설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 만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네사는 조던에 대해 “코비는 당신을 존경했다”며 조던의 참석에 대해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마이클 조던(왼쪽)이 브라이언트의 미망인 바네사의 이마에 키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