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Z세대(1997년~2007년 사이 출생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의 Z세대의 절반 이상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트위터 캡처

미국 경제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EY와 비영리청소년단체인 JA 월드와이드의 최근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6000명의 Z세대를 상대로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10년 안에 나만의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직업을 가진 Z세대 응답자 중에서는 65%가 이같이 답해 직업전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일수록 창업을 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컴퍼니는 Z세대가 창업을 희망하는 원인을 낮아진 창업의 문턱과 기성세대의 성공방식에 대한 거부라고 분석했다.

Z세대는 태어났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하고 다수의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온 세대다. 이들은 스스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과 답을 찾는 것에 익숙하다. 줄리 테이글란드 EY 매니징 파트너는 “Z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와 비교해도 훨씬 어릴 적부터 디지털과 밀접하게 생활해왔다”며 “Z세대들은 디지털에 기반한 교육을 받아오며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기업가 정신을 학습해왔으며 (사회 진출을 앞둔 Z세대들은) 그런 능력을 당장에라도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 또한 Z세대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만 이들은 재정적 한계로 인해 자신의 사업을 직접 시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EY에서 2016년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의 사람들은 창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중 62%는 실제로 창업을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42%의 사람들은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창업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

조나 스틸맨 Z세대 연구소 젠그루(GenGuru)의 공동창업자는 “지금은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시대”라며 “요즘엔 원한다면 누구나 혼자서도 24시간 안에 창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누구나 스스로 웹사이트를 개설하거나 유한책임회사(LLC)를 등록하고 온라인 스토어를 열 수 있다. 모든 과정을 혼자서 진행할 수 있어 비용부담도 적다. 회계나 마케팅 등 사업현황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원한다면 본업을 유지하거나 공부를 병행하면서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창업이 부업이 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성공방식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시대라는 점도 중요하다. 교육비용의 급등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더 이상 고학력이 전부가 아닌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버나드 슈로더 라빈 앙트레프레너십 센터 부교수는 “10대들은 자신의 부모와 형제가 일자리를 잃는 모습을 보며 “나는 저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며 “Z세대는 언제든 손쉽게 자신을 해고할 수 있는 대기업에 몇 년이고 인생을 바치는 일을 거부하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슈로더 교수는 또한 팬데믹과 이로 인한 경제의 위축은 정규직만이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는 유일한 통로라는 강박관념이 많이 희석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해 Z세대는 “반드시 본부에 협조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과 글로벌한 사고와 탈중심화의 중요성, 그리고 미래시대에 있어서의 물리적 공간의 해체 가능성 등을 깨달았다”며 Z세대가 이를 통해 단순한 경제적 압박을 넘어선 자유로운 삶의 의미를 실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쉬스 에드반니 JA 월드와이드 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Z세대가 무엇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일을 열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Z세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기도 하다”며 “CEO가 된다는 것은 이런 열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패스트컴퍼니는 Z세대의 이러한 급진적 성향으로 인해 앞으로 기업들은 인재고용에 한층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선호하게 됐다고 해서 전통적 형태의 고용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