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의 온라인 주식거래플랫폼(MTS) 업체 ‘위불(Webull)’이 스팩(SPAC) 거래를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위불의 로고. /엑스 캡처

위불은 로빈후드와 함께 미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주식 거래 앱이다. 2017년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출신인 왕안취안이 설립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2020년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영국·인도네시아·캐나다 등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3월 위불코리아 준비법인을 설립해 국내 진출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7월 이원재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국내 진출을 준비해왔다.

WSJ에 따르면, 위불은 오는 9월부터 나스닥 시장에 별도의 티커로 상장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예정대로 스팩 상장이 진행될 경우 위불은 약 1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불의 가치는 약 73억 달러(9조7400억원)가 될 전망이다.

스팩(SPAC)은 실제 사업은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투자자들은 일단 돈을 모아 스팩을 만들어 상장시킨 후, 실제 기업과 합병하는 방법으로 기존 회사를 우회상장한다. 복잡한 절차 없이 손쉽게 비상장 우량기업을 상장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스팩 유효기간인 2년 내 피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당 스팩은 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위불의 경우 SK 그로스 오퍼튜나티스와 인수·합병한 후 나스닥에 상장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앞서 위불은 기업공개(IPO)의 상장 방식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지난 2022년부터 IPO 시장이 위축됐고, 당국의 규제 등의 여파로 위불은 스팩합병 방식의 상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데니어 위불 CEO.

한편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위불은 최근 금융 당국에 증권중개업 인가 절차 등을 문의했다. 증권중개업은 예비인가와 본인가 절차로 나뉘는데 위불은 정식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관련 절차 등을 알아보는 단계다.

위불은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등을 거래할 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주식을 매도할 때만 소액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 주식시장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트를 제공하고 있다. 위불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