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기업들이 드라이브 스루에 인공지능(AI) 시스템 도입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들의 골칫거리였던 교통 체증을 AI로 인해 다소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있는 반면, AI가 주문을 받으면 7번 중 1번은 오류가 발생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웬디스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 /로이터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햄버거 체인점 웬디스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AI 챗봇 서비스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웬디스는 지난 6월 일부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AI 챗봇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드라이브 스루에서 직원이 아닌 AI가 주문을 받는다.

해당 AI 챗봇은 고객들이 햄버거나 감자튀김, 기타 항목을 주문할 때 사용하는 약어와 고유 명칭을 학습한다. 예컨대 주니어 베이컨 치즈버거를 주문하며 “JBC 주세요”라고 줄임말을 사용해도 이를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웬디스가 적용하는 AI 챗봇은 구글의 대규모 AI 언어 모델인 대형언어모델(LLM)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최근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잇달아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AI 시스템을 도입하면 드라이브 스루 대기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웬디스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평균 서비스 시간은 일반 매장보다 22초 빨랐다. 웬디스 외에 맥도널드, 화이트 캐슬, 델 타코, 칼스버거주니어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점포에서도 AI를 활용한 주문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그러나 AI 챗봇이 드라이브 스루에 있을 때 7번 중 1번은 주문 오류가 난다. 블룸버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AI 기반의 드라이브스루 챗봇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접수된 주문 70% 이상을 직원이 처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컨설팅 업체 인터치 인사이트의 연구에 따르면 AI가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받은 주문 중 14%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AI가 자동차의 라디오 소리나 교통 소리, 음성 패턴 및 소음을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사실상 AI 기반 드라이브 스루는 거의 전적으로 인간이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