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이들은 최근 잇달아 미·중의 정치·경제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사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걱정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미국의 대만 관련 정책이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CNBC는 20일(이하 현지 시각)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머스크, 버핏 등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력 확대를 추진함에 따라 중국은 미국 대선에서 주요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세계적 리더인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대만이 더 관심받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페이에서 당의 2024년 대선 후보 발표를 앞두고 제1야당인 국민당(KMT)의 지지자가 KMT 본부 밖에서 열린 집회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고 있다. / AFP=연합뉴스

앞서 머스크 CEO는 1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공식 정책은 대만을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중국의 정책인 만큼 중국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중국의 대만을 침공할 경우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는 쌍둥이와 같기 때문에 전 세계의 모든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애플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에서 아이폰14 조립을 시작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아이폰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지분을 처분한 것에 대해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분쟁이 고려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놀랍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TSMC 투자를) 재평가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 4월에도 일본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TSMC는 잘 관리되는 회사”라면서도 지정학적 긴장이 투자 매각 당시 “고려사항이었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22년 7~9월 사이에 41억 달러 이상의 TSMC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지난해 연말 TSMC 지분의 86%를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헤지펀드 업계 큰손인 레이 달리오는 지난 4월 말, 소셜미디어 링크트트인에 “미국과 중국이 전쟁 직전”이라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내년 미국 대선이 반중국 정서를 부채질할 수 있기에 미·중의 벼랑 끝 전술이 향후 18개월 동안 더욱 공격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보 당국은 시 주석이 2027년 말까지 대만을 점령할 준비를 갖추도록 중국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파악 중이다. 미국은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지난 여름 대만을 방문한 뒤 중국은 대만 상공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과 일부 외교 채널을 차단하기도 했다. 여기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하면서 중국의 미국을 향한 위협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미국은 40년 이상 대만이 중국 본토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공화당이 미국 차기 정권을 집권한다면 대만을 놓고 중국과의 대립각이 더 극대화될 수 있다. 공화당은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확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와드릭 맥닐 롱뷰 글로벌 선임 정책 분석가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