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기업 핀둬둬의 주가가 일주일 만에 16% 넘게 급락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데다, 보안 문제로 구글에서 서비스까지 중단되는 등 악재가 잇따른 탓이다. 중국 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아직까지 핀둬둬가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 대비 선방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어 한동안 관망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에서 핀둬둬는 78.9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94.52달러를 기록했는데, 불과 일주일 새 16.5%가 빠졌다. 2021년 2월 196달러로 200달러선까지 다가섰던 핀둬둬 주가는 이후 급락, 작년 3월 30달러대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올해 1월 27일 104.68달러까지 올라서며 회복하는 듯 했지만, 등락을 반복하다 이달 들어 고꾸라졌다.

먼저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오후(중국시각) 핀둬둬는 4분기 매출이 398억2000만위안(약 7조5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10억1000만위안(약 7조8128억원)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며, 성장률 역시 전 분기 기록(65%) 대비 크게 낮아졌다. 영업이익은 91억1370만위안(약 1조7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전 분기(104억3660만위안)보다는 12.7% 줄었다.

이같은 실적이 발표된 직후인 20일(미국시각) 핀둬둬의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만 13.9% 떨어졌고, 장중 한때 18%까지 낙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결국 이날에만 13.3% 하락한 79.7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여기에 보안 이슈까지 겹쳤다. 지난 21일 구글은 핀둬둬 앱에서 악성코드를 발견해 보안 예방조치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구글의 앱스토어인 플레이스토어 장터에서 핀둬둬 앱의 내려받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안드로이드 보안시스템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가 미확인 악성코드에 감염된 앱들의 설치 시도를 차단하고 있다”며 “악성코드에 감염된 앱 버전을 내려받은 이용자들에게 경고하고 삭제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판둬둬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또다시 2% 가까이 떨어졌다.

향후 핀둬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중국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핀둬둬의 매출 성장폭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해 지난해 12월 1.8% 감소에서 상승 전환,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핀둬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천레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분기부터 중국 소비시장에서 ‘강력한 회복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핀둬둬가 경쟁 전자상거래업체 대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로이터는 “핀둬둬의 매출 성장률은 같은 기간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보고한 한 자릿수 성장률과 비교된다”고 했다. US타이거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 보페이는 “투자자들이 핀둬둬의 실적에 다소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중국 내 전자상거래 업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핀둬둬의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 핀둬둬는 지난해 4분기에 마케팅 비용으로만 177억3240만위안(약 3조3667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수준이다. 핀둬둬 재무부사장인 리우준은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소비는 명백히 회복했고, 그 회복 추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은 배경 하에 회사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판촉행사 및 보조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에 출시한 쇼핑앱 ‘테무’의 안착도 관건이다. 시장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테무의 성과를 주목했지만, 핀둬둬는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계면신문은 “핀둬둬는 테무에 비용을 투입할 것이고, 그 효과가 언제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