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지 한 달여 만에 직원의 10%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YMTC가 지난해 실적 평가에서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저성과자’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 정보 사이트 치차차에 따르면 YMTC의 전체 직원은 약 6000명이다. 이에 따라 해고 규모는 수백명에 달할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YMTC 본사 출입구 모습. /YMTC 제공

YMTC는 또한 이번 해고에서 근속 연수 5년 미만 직원들에게 입사시 지원했던 주택 구매 보조금의 일부를 상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한 YMTC 해고 직원은 소셜미디어 즈후를 통해 자신이 YMTC에서 4년 넘게 일했으나 해고된 뒤 회사가 아파트를 구입할 때 지원했던 보조금 중 40만위안(약 7200만 원)을 상환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해고 직원은 SCMP에 “거의 전 부서가 해고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해고 범위는 직원의 5∼10%에 달한다”며 “회사는 근속 5년이 안 된 해고 직원에게는 30만∼100만위안을 상환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YMTC는 글로벌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 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2016년 설립됐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내놓은 잇단 제재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14㎚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SCMP는 해당 조치 발표 직후인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YMTC가 신규 대졸 사원을 좋은 조건으로 채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YMTC는 최소 15일의 연차 휴가와 시장 가격보다 40% 낮은 가격에 우한시 특정 주거 단지의 새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권리 등이 포함된 급여를 제공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달 16일 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리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SCMP는 지난 26일에는 YMTC가 미국의 제재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우한에 두 번째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MCP는 “YMTC가 미국 제재의 영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YMTC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기술 개발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