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신흥 주식, 채권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5월 이후 신흥국 통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

FT에 따르면, 이번주 신흥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 하루 평균 11억 달러(약 1조3500억원)가 순유입됐다. 코로나19 봉쇄 해제가 있었던 2020년 말~2021년 초를 제외하고 지난 20년 만에 최고 규모다. 11억달러 중 8억달러는 중국시장으로 향했고,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의 경우 고 인플레이션에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하자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빠르게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곧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국 시장을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한기르 아지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FT에 “신흥시장을 짓누르던 경제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어 앞으로 자금 유입이 더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경기 침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낮아진 점도 한몫을 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9%를 기록, 시장 전망치인 2.8%를 소폭 웃돌았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경기침체보다는 경기둔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버리고 리오프닝에 나서면서 투자심리를 끌어 올렸다.

최근과 같은 기록적인 자금 유입 지속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신흥시장의 부채 수준이 높은 만큼 예상만큼 성장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폴 그리어 신흥시장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부채 비율 확대, 재정부담 증가, 인구 감소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만큼 신흥국 시장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