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마켓사이트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올랐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마켓워치 예상치였던 8.1%를 근소하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석 달 연속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8%선을 넘기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를 기록한 이후 7월 8.5%, 8월 8.3%에 이어 이달 8.2%로 서서히 낮아졌다.

이전달에 비해서는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 전문가들은 0.3%가 오를 것이라 예상했다. 이 또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돈 셈이다. 이로써 다음달 1~2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3~3.25%에서 3.75~4.0%로 올라간다.

에너지와 식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core) CPI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오르면서 예상치였던 6.5%를 상회했다.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다. 근원 CPI는 일시적인 외부 충격 요인에 의해 값이 심하게 오르내리는 품목을 빼고 집계한 지수다.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물가 추세를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미국 근원 CPI는 7월 5.9%에서 8월 6.3%로 급등한 이후 지난달까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근원 CPI는 0.6% 오르면서 0.4% 상승할 것이라던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달 발표된 8월 근원 CPI와 같은 상승률이다.

이번 CPI 결과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을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CPI는 또 올해 미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인 11월8일 중간선거 이전에 마지막으로 나오는 물가 지표여서 중간선거에 제출하는 바이든 정부의 마지막 ‘경제 성적표’로, 유권자 표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는 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해 야당의 ‘경제 심판론’ 공격을 받아왔다.

9월 CPI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장 개장전 장외 시장에서 최대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재차 확인된 만큼 연준이 계속해서 고강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앞서 JP모간은 9월 CPI 연간 상승률이 8.3%를 넘으면 뉴욕증시 S&P500 지수가 최대 5%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CPI는 미국 고용통계국에서 매월 발표하는 지수로써, 미국 전체 및 세부 지역 별로 소비재 및 서비스 시장에 대해 도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시간 경과에 따른 평균 변화를 측정 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실질임금은 감소한다는 의미여서, 인플레이션 변동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수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