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에도 중국의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 시내의 야경.

일반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의 하락은 수출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 수출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악재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루이스 쿠이츠 분석가는 SCMP에 무역 전망은 환율보다 글로벌 수요에 더 좌우되기에 위안화 약세가 중국 수출을 크게 신장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환율은 28일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2647달러까지 상승, 역내·역외 환율을 구분해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달러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주요국 통화가 하락했고, 다른 통화들 가치가 위안화보다 더 많이 떨어진 만큼 국가 간 교역의 관점에서 위안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쿠이츠 분석가는 이를 근거로 “중국이 향후 몇 달간 수출 둔화와 계속되는 내수 부진의 충격을 상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편 유럽 등의 경기 하강 여파로 중국의 8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에 그치면 넉 달 만에 한 자릿수로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해상 운임이 최근 급격히 떨어진 것도 글로벌 수요 약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40피트짜리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드루리 컨테이너 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운임은 3천779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3개월 전의 절반 수준이며 작년 동기 대비로는 11% 하락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새해로 이어지는 ‘대목’을 앞두고 해상 물류가 특수를 이루는 때에 해상 운임이 오히려 하락한 것이지만, 해운사와 물류회사들은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다른 나라들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여행 제한 등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중국은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오프쇼어링(생산기지 해외 이전) 위험을 인지해야 하며 외국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과 사업 조건을 보장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