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곤두박질 치면서 아시아를 비롯한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위안화 가치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중국과 가까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이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나라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연쇄적인 통화가치 평가절하가 촉발될 수 있다.

중국 화폐 위안화. /로이터 연합뉴스

스웨덴 스칸디나비스카 엔스킬다 은행(SEB)의 수석 신흥시장 전략가인 페르 함마르룬드는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할수록 다른 신흥국 시장은 자국 통화에 대한 하향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 영향은 중국과 직접 수출 경쟁을 하는 국가들이 가장 많이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초만 해도 위안화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회복력이 돋보였던 통화였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며칠동안 위안화는 MSCI 지수(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가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락세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신흥시장 환율로 부각된 것이다.

하지만 불과 여섯달만에 상황이 급반전됐다. 위안화는 6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8월에는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노무라 등을 비롯한 각국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대에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과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2019년 8월,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후 반등한 2020년 4월 및 5월뿐이다.

이처럼 위안화가 곤두박질 치는 것은 중국 코로나19 지속적인 확산, 경제 회복 둔화,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미국 물가(인플레이션) 불안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중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연준이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위안화 환율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