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의 선정해 발표하는 매출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포천 글로벌 500) 명단에서 중국 기업의 매출 합계가 처음으로 미국 기업들을 추월했고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와 차이나데일리 등이 4일 보도했다.

홍콩 한 주유소의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포천이 발표한 올해의 포천 글로벌 500 순위에 중국 기업은 136개(홍콩포함)를 명단에 올렸다. 500개 기업 중 31%에 달하는 숫자다. 미국 기업은 124개가 포함됐다. 기업수와 매출에서 중국 기업이 3분의 1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기업들은 이로써 처음으로 매출 기준 미국 기업을 넘어섰다.

전체 1위는 미국의 유통 대기업 월마트가 차지했고,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기업 아마존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기업 중에는 국가전력망공사가 3위를 차지했고, 중국 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시노펙이 각각 4위와 5위로 뒤를 이었다.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 등 악재로 허덕이는 사이 중국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국유·중앙기업 중심으로 매출을 늘렸다. 실제로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 중에는 국가전력망공사와 CNPC, 시노펙 외에도 중국 3대 상업은행인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이 ‘톱 10′에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해 국유·중앙기업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최근 노르웨이에 이어 스웨덴, 독일까지 전기차를 공급키로 한 비야디(BYD), 후베이성 어저우시 화후공항에 화물전문공항 운영을 시작한 순펑(SF)홀딩스 등은 포천 글로벌 500에 새로 진입했다.

올해 명단을 올린 중국 부동산 기업은 뤼디홀딩스(125위), 비구이위안홀딩스(138위), 완커기업(178위), 중국폴리그룹(181위), 룽후그룹(412위) 등 5곳이다. 작년과 비교해 3개가 줄었다.

포천 중국판인 차이푸는 보고서에서 경제학자 왕즈러의 말을 인용, “개혁·개방 이후 대규모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부동산 업계, 건축 자재, 금속 제품, 건설 등 업종이 빠르게 부상해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면서 “그러나 산업화·도시화가 거의 완료된 이후 이들 기업의 경영 실적이 하락해 일부 퇴출되고 중국 기업 전체의 수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