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뭉칫돈이 몰렸던 미국 스타트업 업계에 거센 한파가 불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투자 데이터 분석업체 피치북을 인용해 올 2분기 미국 소재 기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금은 총 623억달러(약 81조원)으로 1분기 대비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하락율이다.

올해 상반기를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혹독했다. 올 상반기 스타트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490억달러(약 63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하락했다. 이 기간 핀테크 기업 ‘패스트(Fast)’, 주택 디자인사 ‘모지(Modsy)’, 여행 기업 ‘원더존(Wanderjaunt)’ 같은 회사는 아예 문을 닫았다.

지난해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연합뉴스

이미 상장을 끝낸 스타트업들도 찬 바람을 피해가진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에 상장된 스타트업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 전동킥보드 기업 버드 글로벌 등은 주가가 모두 올 들어 지난해 고점 대비 86~95% 하락했다.

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젊은 창업자들이 회사 가치보다 낮은 자금을 끌어다 사업을 시작하길 꺼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작년과 같은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싶어하는 분위기”라며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피치북은 “거래 건수로만 따지면 총 4457건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 늘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각국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마저 높아지면서 스타트업 업계에도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