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항구에서 비롯되는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해상선적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연방해사위원회(FMC)가 해운업체와 항구 터미널이 부과하는 연체료 실태를 조사하고, 이들 컨테이너 업체가 화물을 실을 공간이 있음에도 미국 상품 선적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태를 저지하도록 했다. 해상운송 업체를 압박해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법안이다.

미 상원은 지난 3월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하원 역시 최근 찬성 396명, 반대 42명으로 처리했다. 법안 서명은 미국에서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서명식에서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법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맞서는 게 내 최우선 과제라고 여러 번 말했다”며 “미국에서 물가가 너무 높은데, 이 법안은 미 전역의 기업과 농부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항구에서의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상품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것이 인플레이션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중심에 해운업계 등이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로스앤젤레스 행사에서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운송하는 9개의 주요 해운업체가 있다. 이들은 가격을 1000%나 올렸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해상 화물 운송업체들이 작년 한 해 1500억 달러의 이윤을 얻은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는 이전보다 거의 9배나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그간 연방기관을 동원해 반독점 조사를 벌여왔다. FMC는 이미 전 세계 해운 물류를 통제하는 몇몇 해운동맹들이 대유행 기간 운임을 비정상적으로 인상한 데 대한 사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대형 석유업체들이 국제유가가 하락한 시점에서도 인위적으로 휘발유 등의 가격을 올린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농무부도 대형 정육업체들이 육류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면서도 농가에는 보상을 적게 함으로써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역시 조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