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중인 캐나다 밴쿠버의 한 건물. /조선DB

캐나다의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이 9일(현지 시각) 캐나다 경제의 양대 취약점으로 높은 가계부채와 주택 가격을 꼽았다.

캐나다은행은 이날 연례 ‘금융시스템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연속적인 기준 금리 인상으로 상환해야 할 이자비용이 급증해 가계 부채와 주택 시장에 큰 부담”이라며 “이로 인해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은행은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1.5%까지 세 차례 인상했지만, 물가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향후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티프 맥클럼 캐나다은행 총재는 “각 가계는 대체로 양호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팬데믹 기간 무리하게 주택을 산 가계가 많아졌다”며 “향후 금리가 오르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이들이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3% 이상으로 올릴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더 빨리, 더 큰 보폭(금리인상)을 내디뎌야 한다”라고 했다.

그동안 캐나다은행 관계자들은 기준 금리 인상 수준을 2∼3% 범위의 중립금리 수준을 언급했지만 지난주부터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보고서는 또 팬데믹 2년 동안 캐나다 주택 가격 상승률은 평균 50% 선에 달했으며 이는 대부분 저금리를 활용한 가계 부채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캐나다 전체 가구에서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350% 수준에 달하는 ‘고도 부채’ 가구가 다섯 가구 중 하나꼴로 조사됐다. 팬데믹 이전 고도 부채 가구의 비율은 여섯 가구 중 하나였다.

한 분석가는 현지 CBC방송에 가계 부채 악화를 지적하면서 “앞으로 금리 인상 때마다 경제에 미치는 고통이 예전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